전선(電線)업체들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최고 111%까지 늘어나는 등 비교적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광케이블과 일반전선의 매출이 늘어 큰 이익을 낸 상반기와는 달리 하반기에는 경기침체 영향으로 실적 증가 추세가 다소 둔화됐다.
업계 1위인 LG전선은 매출이 전년보다 1% 증가했으나 마진율이 높은 광케이블 수출이 잘 돼 영업이익은 32% 늘었다. 하반기에는 광케이블의 수출이 줄었지만 초고압전력선 매출이 늘어 사상 최고의 매출을 달성했다.
LG전선은 광케이블 초고압선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전선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데다 미국 유럽 등에 많은 고정거래처가 있어 국내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다. 펌프사업 매각에 이어 공조기 트랙터 등 기계사업과 일반통신선 피복선 등 수익성이 낮은 전선부문을 정리해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사업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대한전선은 일반전선 원재료인 나동선부터 광케이블까지 생산하는 업계 2위 업체로 작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34%, 120% 늘었다. 광케이블 중간원료인 석영봉을 직접 생산해 다른 업체보다 원가경쟁력이 강하지만 중국투자법인의 영업상태가 아직 좋지 않다.
희성전선은 전력선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전력선 및 절연전선 전문업체로 다양한 거래처와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에 광케이블과 광섬유 일관생산체제를 갖춰 생산능력이 2배로 늘어났다.
선박용 전선과 랜(LAN)케이블을 전문 생산하는 극동전선은 세계 선박용 전선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1위 업체. 작년 조선경기 활황으로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111% 늘었다.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조선경기가 앞으로 3년 가량 좋을 것으로 보여 매출과 수익이 계속 좋아질 전망이다.
김태홍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침체로 줄어든 미국 유럽 등 통신사업자의 광케이블 설치가 하반기 이후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세계 광케이블 설치율이 50% 수준이고 한국전력 KT(옛 한국통신) 등 국내기업도 투자를 늘릴 계획이어서 전선업체들의 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김상철기자 sckim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