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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제 한국이름이 진영이 맞나요”

입력 | 2002-01-07 17:26:00


“진영아! 너무 미안하다. 네가 용서한다면 꼭 만나고 싶다.”

“내 한국 이름이 진영이 맞나요?”

뿌리 찾기에 나선 한국 입양아 출신 프랑스 초등학교 교사 사라 플릭스(한국명 장진영·25·랭스시 거주)가 마침내 한국 이름을 되찾게 됐다.

지난해 본보 12월 4일자(A18면)에 그의 사연이 보도되자 주 프랑스 한국대사관(대사 장재룡·張在龍)과 기자에게 그를 찾는 연락이 쇄도했다.

하지만 모두 그와 관계없는 것으로 드러나 낙담하던 중 지난해 12월 말 그와 사촌간이라는 장효정씨(25)가 기자의 e메일로 연락을 해왔다. 자신의 아버지 장세관씨(60·서울 종로구 인의동)가 우연히 날짜 지난 동아일보를 보다 플릭스씨의 입양 당시 사진을 보고 “어, 진영이 아닌가…”라고 비명 같은 한마디를 뱉었다는 것.

플릭스씨가 85년 프랑스에 입양되기 전까지 있었던 한국의 고아원과 장씨 일가가 플릭스씨를 맡겼다는 고아원의 이름(경북 대동 시온재활원), 입양 관련 서류와 플릭스씨의 희미한 기억 속에 있는 당시 정황 등이 장씨측의 얘기와 일치했다.

플릭스씨는 5일 파리의 한국대사관에서 큰아버지 장씨와 전화 상봉을 했다.

장씨는 “미안하다” “할 말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플릭스씨의 어머니가 무능력자인 남편을 버리고 집을 나가자 일가 친척이 상의 끝에 그를 고아원에 맡긴 것이 평생의 한이 됐다고 했다.

그런 장씨에 대해 플릭스씨는 “찾아준 것만 해도 고마워요”라고 위로했다. 그러나 장씨가 “고아원으로 너를 다시 찾으러 갔더니 벌써 떠나고 없었다.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고. 조금만 더 일찍 갔더라면…”이라며 말을 잇지 못하자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통화가 끝난 뒤 그는 “내 가슴속을 뒤덮고 있던 안개가 걷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4월쯤 장씨와 친척들을 만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틈틈이 그림을 그려 프랑스에서 전시회도 가진 바 있는 그는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도 전시회를 갖고 싶다고 했다. 그의 작품철 첫 장에는 태극기가 곱게 그려져 있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