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재국사장 김광호사장 김홍기사장 오해진사장 (왼쪽부터)
대기업에서 ‘장수(長壽)’하는 최고경영자(CEO)가 되려면 정보통신(IT) 계열사를 맡아라?
대기업 계열 IT업체 CEO 가운데는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7년까지 같은 회사의 경영을 맡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많은 전문 경영인이 이런저런 이유로 한 두 해 CEO를 맡고 물러나거나 계열사를 옮겨다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대표적인 ‘장수 CEO’는 SK C&C의 변재국 사장. 변 사장은 97년 1월 이 회사의 전신인 SK컴퓨터통신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지금까지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그는 96년에 950억원에 불과하던 이 회사 매출액을 지난해 75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데이타 김광호 사장은 내년 2월까지 대표이사를 맡도록 돼있어 내년이면 6년 동안 사장직을 유지하게 된다. 김 사장은 ‘순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사회악’이라는 신조로 내실 경영을 펼쳐왔다. 포스데이타는 97년 이후 줄곧 흑자를 올렸다.
삼성SDS의 김홍기 사장은 98년 말 이후 3년 동안 CEO로 일해왔다. 김 사장은 지난해 미국의 IT 관련 잡지인 ‘컴퓨터 월드’에서 선정한 ‘올해의 IT CEO 100인’에 뽑히는 등 세계무대에서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삼성그룹에서 대표적 IT 전문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2년째 CEO인 LG CNS(옛 LG EDS)의 오해진 사장과 코오롱정보통신의 유명렬 사장 역시 당분간 CEO로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밖에 한솔 CSN의 김홍식 부사장과 한솔전자의 전대진 부사장도 각각 7, 4년씩 CEO를 맡아 그룹 내에서 확고한 위상을 갖췄다는 평가를 듣는다.
‘칼날 위를 걷는’ 대기업 풍토에서 이처럼 IT CEO들이 장수하는 비결은 회사가 좋은 성과를 내는 데다 IT 전문가가 취약한 대기업 인재풀(Pool) 때문에 대안이 적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음달부터 잇따라 열릴 각 기업의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이들이 다시 신임을 받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