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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석]"조폭으로 변하는 스포츠계???"

입력 | 2002-01-09 12:44:00


국내 영화계가 한동안 조폭의 손아귀에서 놀아난 이후 스포츠계에 조폭들이 늘어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조폭’하면 연상되는 것은 형님들의 헤어 스타일!

힘깨나 쓸 것 같은 풍채에 상대를 압도할만한 삭발머리가 형님들의 트레이드 마크.

‘조폭 마누라’, ‘신라의 달밤’, ‘두사부일체’ 등 조폭을 다룬 영화의 영향때문인지 연초부터 프로선수들이 삭발을 감행, 팬들의 시선을 듬뿍 받고 있다.

선두주자는 지난해 야구월드컵 기간 중 느닷없이 까까머리로 변신한 신윤호(LG).

결혼을 앞둔 상황에서 심기일전과 자신의 각오를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의식’을 진행했다.

이후 두산의 차명주도 삭발 대열에 합류.

임오년 말띠해가 시작되면서도 삭발 열풍은 식을 줄 몰랐다.

팀 재건을 위해 주장을 맡고 있는 ‘야구 천재’ 이종범이 7일 삭발한 체 여수에서 시작되는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명가 재건을 위해 결연한 각오로 훈련에 임하겠다는 생각에서 우러러나온 행위.

이를 본 다른 선수들 역시 정신이 번쩍 들면서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효과 만점이었다.

기아에는 이대진(28)이 이미 삭발을 한 체 훈련을 하고 있는 상황.

‘송골매’ 송진우 역시 삭발로 노장투혼을 보여줬다.

올해가 선수로서 마지막 해라는 각오로 훈련에 임하기 위해서 머리를 짤랐다는 송진우의 ‘변신’은 선수협 회장 출신으로서, 팀내 최고참 선수로서 파급효과가 클 수 밖에 없다.

이렇듯 프로선수들에게 삭발이 유행아닌 유행으로 퍼지자 우려(?)의 시각도 만만치 않다.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가 실제 ‘조폭’ 형님들 못지 않은 상황에 삭발까지 했으니 자칫 오해라도 불러오지 않을까?

또는 살벌한 분위기가 조성되지나 않을까하는 우려아닌 우려가 생기는 상황이다.

이처럼 번지고 있는 ‘조폭’의 삭발 유행에 종지부를 찍게 될 사람은 바로 히딩크 감독!

지난 연말 네덜란드로 휴가를 떠나면서 히딩크 감독은 또하나의 재미있는 일을 만들었다.

‘16강 진출 시 삭발 감행’을 선언했다.

이미 3년전 콧수염을 놓고 우승하면 자르겠다고 말한 뒤 실천에 옮긴 전력이 있는 히딩크 감독이기에 삭발 선언은 신뢰성있는 약속이다.

전국민의 염원대로 한국이 16강에 진출하게 된다면 또한명의 형님이 탄생한다.

물론 삭발이 아닌 짧은 머리라고 단서를 붙였지만 히딩크의 변화는 2002년에 불어닥친 삭발 열풍에 종지부를 긋는 쇼킹한 마무리가 될 전망이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