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빅3 위스키 업체들이 한국 시장을 놓고 열띤 각축전을 벌이면서 한국 위스키 시장이 ‘춘추전국시대’ 로 접어들고 있다.
알코올 도수 20도 이상 독주(毒酒)의 1인당 소비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은데다 위스키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 세계적인 위스키 업체들에겐 놓칠 수 없는 시장으로 비쳐지고 있는 것.
세계 3위 위스키 업체인 프랑스 페르노리카사(社)는 이달초 한국법인인 페르노리카 코리아를 세우고 9일 박용호(朴鎔昊·50) 전 씨그램코리아 부사장을 사장으로 영입했다.
박 사장은 98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씨그램코리아의 영업총괄 수석부사장을 지내며 윈저 12년 및 17년산 등이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굳히는데 큰 공을 세운바 있다.
페르노리카는 지난해 캐나다 씨그램사를 함께 인수한 영국 디아지오사와의 영역 조정에 따라 현재 씨그램코리아가 취급하고 있는 브랜드중 시바스리갈, 로열살루트, 썸싱스페셜 등을 넘겨받게 된다.
씨그램코리아 조직을 그대로 넘겨받은 세계 1위 업체 디아지오는 윈저 를 앞세워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진로와의 합작법인 진로발렌타인스를 통해 한국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세계 2위 위스키업체 영국 얼라이드 도멕은 ‘임페리얼’ 과 밸런타인 ‘마스터스’ 로 적극적인 수성(守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이스코트(하이트계열), 롯데칠성 등 순수 토종 위스키업체들도 세계 위스키업체들의 한국 시장 공략에 적극 맞서고 있다.
디아지오사의 ‘딤플’ 을 수입 판매하고 있는 하이스코트(하이트 계열)는 지난해말 재계약을 통해 향후 10년간의 딤플 판매권을 확보해두었으며 장기적으로 독자적인 브랜드를 개발하기로 했다.
롯데칠성은 ‘스카치블루’ 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고 있고 두산도 98년 손을 뗀 위스키사업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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