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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부상이 최대의 적”…부러지고… 찢어지고…

입력 | 2002-01-09 17:41:00


SK 빅스의 외국인 포워드 조니 맥도웰은 요즘 경기를 하다 애처로운 표정으로 관중석을 바라볼 때가 많다. 무릎을 다쳐 관중 신세가 된 팀 동료 얼 아이크를 바라보며 한숨을 짓는 것.

아이크와 번갈아 골밑을 책임졌던 맥도웰은 공격 수비 리바운드를 도맡아 하다보니 힘에 부쳤고 실수도 잦아졌다. 아이크가 빠지면서 시즌 초반 선두를 질주했던 빅스는 중위권으로 떨어지며 주춤한 상태. 13승6패로 7할 가까이 유지되던 승률이 아이크 결장 후 치른 10게임에서는 3할(3승 7패)로 뚝 떨어졌다.

빅스의 유재학 감독은 “아이크가 완쾌될 때까지 복귀시키지 않을 생각”이라며 “당분간 계속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고 답답해했다.

이처럼 용병들의 부상으로 애를 먹고 있는 것은 유 감독만이 아니다. 정규시즌이 중반을 넘어서면서 팀마다 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 지난 시즌 챔피언 삼성 썬더스는 용병 2명이 모두 절뚝거리고 있다. 맥클래리와 호프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무릎에 물이 차는 부상을 한 것. 삼성 김동광 감독은 마땅한 대타를 구할 때까지 이들을 출전시키고 있지만 훈련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데다점프를 제대로 못해 수비에서 번번이 구멍이 뚫리고 있다. 다급해진 삼성은 맥클래리의 일시 대체용병으로 99∼2000시즌 삼보에서 뛰었던 제런 콥을 뽑아 19일 SBS전부터 뛰게 할 계획.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는 SK 나이츠와 동양 오리온스도 사정은 마찬가지. 나이츠는 하니발이 8일 SBS전에서 왼쪽 손등에 골절상을 입어 6주 정도 뛸 수 없게 됐다. 갑작스러운 악재를 만난 나이츠는 하니발의 공백을 메울 용병을 찾는 데 부산을 떨고 있다.

동양 역시 8일 코리아텐더와의 경기에서 전희철과 페리맨이 서로 부딪쳐 각각 입술과 뒤통수가 찢어졌다. 출전이 힘들 만큼 심각한 상태는 아니지만 부상 재발을 우려해 위축된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용병 힉스의 발목이 신통치 않아 노심초사하고 있는 동양의 김진 감독은 “전희철과 페리맨의 회복 정도를 봐가며 출전시간을 줄이거나 식스맨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부상 속출은 6라운드 장기레이스를 치르는 강행군 속에서 거의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는 주전들의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탓. 또 심판이 거친 플레이에 대해 제때 파울 휘슬을 불지 않아 부상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