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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강남지역, 대책 발표후 계약포기 잇따라 거래 '뚝'

입력 | 2002-01-09 18:05:00

문닫은 '떴다방'


정부가 8, 9일 이틀에 걸쳐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한 뒤 강남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매물을 찾는 수요자의 발걸음이 뚝 끊어지고 일부 지역에서는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등 일부 지역 중개업소들은 집단 휴업에 들어가 거래 자체가 일시 중단된 상태이다.

강남구 대치동 ‘유니에셋 현대공인’의 정열 사장은 “지난달 아파트값이 급등하자 원매자가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뜸해졌던 문의전화가 이번 대책 발표 이후 더욱 줄었다”며 “개점 휴업 상태”라고 말했다.

개포동에 위치한 ‘라인공인’의 양성건 사장도 “평소 하루 20∼30통에 이르던 문의전화가 어제부터 10건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고 전했다.

도곡동에서는 8일 정부 발표가 나자마자 예비계약자가 계약을 포기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부근 W부동산의 한 관계자는 “매물이 있으면 무조건 연락해달라고 사정했던 예비계약자가 막상 물건이 나왔는데도 좀 더 생각해보겠다며 입장을 바꿔 계약이 무산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남지역 중에서도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변의 중개업소 20여곳은 ‘일주일간 휴무한다’는 등의 안내문을 걸어둔 채 휴업에 들어갔다. 부근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허모씨는 “정부의 대책 발표에 따른 ‘소나기’를 일단 피하겠다는 행동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대책으로 강남 아파트값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수요에 비해 매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다 교육 프리미엄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

인터넷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당장은 거래가 중단되겠지만 근본적인 수급 불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강남 아파트값은 언제든지 다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