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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유성지역 호텔 서비스문제

입력 | 2002-01-09 19:55:00


“호텔에 머물면서 감기에 걸려보기는 처음입니다.이불은 10년전 빨간 내의를 입던 시절에나 사용했던 허름한 것이고….”

최근 대전 유성온천지구의 한 호텔에서 숙박했던 관광객이 그 호텔의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00호텔 투숙 체험수기’의 일부 내용이다.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유성지역 호텔들이 수준 이하의 서비스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덕연구단지내 한 연구소장이 최근 겪은 일.

“미국에서 오신 손님들이 PC 등을 갖춘 비지니스 룸을 원했는데도 PC를 갖춘 객실은 유성에 단 한 군데라니….”

허둥 지둥 직원 소유의 노트북을 객실에 연결해 사용토록 했다는 그 연구소장은 “서울에는 어지간한 모텔도 PC를 갖춘 곳이 많다.외국인 손님으로부터 ‘not enough’라는 말을 들었을때 얼굴이 화끈 달아 올랐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친절도는 그나마 봐줄만한데 하드웨어 쪽은 엉망이라는 지적이 대부분.

인터넷을 통한 호텔정보입수 예약 등이 일반화 돼 있는데도 고급 호텔마저 홈페이지를 구축해 놓지 않고 있다.

한 관광객은 “인터넷을 수차례 훑어봤지만 절반 이상이 홈페이지조차 없었다.간신히 한 곳을 연결해 예약했더니 ‘전화로 해달라’는 글이 다음날 게시판에 올라 있었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월드컵을 앞두고 한 경기당(총 3개 경기) 1만1273개의 객실이 필요하나 대전은 93년 엑스포개최를 계기로 이미 2만4384실이 확보돼 별 문제가 없다고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관광객들은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는 한결같은 지적을 하고 있다.

호텔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기불황으로 시설투자에는 소홀히 해온게 사실이다.그러나 월드컵 기간중 객실의 70%정도는 월드컵한국숙박사업단과 계약을 맺은 상태여서 ‘장사’하는데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따라서 현재로선 시설투자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실토했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