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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두번째 MVP 커트 워너 생짜무명서 최고선수로

입력 | 2002-01-10 15:47:00


2000년 1월 31일 프로미식축구리그(NFL)에서 세인트루이스 램스에 사상 첫 슈퍼볼을 안긴 쿼터백 커트 워너는 “이것은 할리우드 영화가 아닌 바로 내 인생이다”라며 눈물을 흘렸었다. 95년 대학을 졸업한뒤 슈퍼마켓에서 일하던 종업원이 일약 NFL 최고 영예인 슈퍼볼 챔피언에 오른데다 MVP에까지 선정된 것을 자신도 믿기지 않았기때문이었다.

당시 워너는 “나는 최하층에 있으면서도 결코 꿈을 버리지 않았다. 그 결실을 이제야 맺는 것 같다”고 말했다.

10일 AP 통신이 NFL 전문기자 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에서 21.5표를 얻어 팀동료 마샬 포크(17.5표)를 제치고 2001정규리그 MVP에 뽑힌 워너(31)는 “시즌 내내 느낌이 너무 좋았다. 내가 생각했던데로 볼이 들어 갔다. 이제야 미식축구의 리듬을 알 것 같다”며 기뻐했다.

소설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하게 혜성같이 NFL에 등장한 무명 쿼터백 워너가 단 3년만에 ‘전설의 영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워너는 99년에 이어 두 번째 MVP에 선정돼 세차례 MVP를 거머쥔 브렛 파브(그린베이 패커스)와 두 번씩 영광을 안은 조 몬태나, 스티브 영 등과 함께 당대 최고의 쿼터백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워너는 NFL 역대 2위에 해당하는 패싱거리(4830야드)는 물론이고 터치다운 패스(36회), 성공횟수(375회), 성공확률(68.7%) 등 패싱과 관련된 모든 부분에서 수위에 오르며 팀을 최고 승률(14승2패)로 이끌었다.

노던아이오와대에서 ‘벤치워머’를 못 벗어나던 워너는 슈퍼마켓 종업원을 전전하다 2부리그인 아이오와 반스토머스와 NFL 유럽리그인 암스테르담 애드머럴스를 떠돌던 생짜 무명.

98년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했을때도 1650만달러의 주전 쿼터백 트렌트 그린의 백원요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린이 99시즌 개막 직전에 부상으로 빠진 것을 기회로 NFL 통산 최고인 4353야드 패싱기록을 세우면서 팀을 단번에 슈퍼볼 정상으로 이끌며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