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을 앓은 적이 있는 일본의 30대 주부가 자신이 겪은 고통과 회복과정을 실명으로 담담히 기록한 책을 펴내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돗토리(鳥取)현 아이미초(會見町)에 사는 후루카와 나즈코(古川奈都子·30)는 지난해 11월 말 ‘마음의 병을 앓는다는 것은 어떤 것? 정신병 체험자로부터’라는 책을 펴냈다. 그녀는 중학교 교사인 아버지와 농사를 짓는 어머니 사이에서 4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부모와 주위사람들로부터 ‘공부도 잘하고 착한 아이’로 불리길 원했지만 그렇지 못한 자신과의 사이에서 갈등하다 고교 2학년 때 정신분열증에 빠져 6개월간 입원했다.
그녀는 입원 전 집에서 난동을 부렸다. 마구 던진 물건에 맞아 어머니의 이가 부러졌다. 그때 어머니는 팔을 붙잡아 주면서 말했다. “나즈코, 괴롭지?” 그녀는 “당시 이 말에 구원을 받았다”고 썼다. 만약 그때 어머니가 화를 냈다면 무슨 일을 저질렀을지 몰랐다는 것.
또 다른 구원자는 9년 전에 결혼한 지금의 남편(35). 오빠의 친구였던 남편은 연애시절 정신착란상태에서 자살을 시도할 때마다 몸을 던져 막아줬다. 후루카와씨는 당시 그가 “나의 모든 것, 장애까지도 수용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썼다.
그는 요즘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나 그 가족들의 상담에도 응하고 모임에도 나가 경험담을 들려주고 있다. “가족뿐만 아니라 친구, 지역사회 등 넓은 의미에서의 ‘가족’만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결론이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