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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메모리분야 매각 협상 쟁점…매각대금 맞서

입력 | 2002-01-10 18:49:00


하이닉스반도체가 D램 사업을 비롯해 S램과 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사업 전체를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넘기는 쪽으로 협상의 방향을 선회했다. S램과 플래시메모리는 전체 사업에서 각각 5%와 2%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D램까지 포함한 메모리사업의 비중은 79%.

방향 전환의 가장 큰 이유는 마이크론측의 요구 때문. 하이닉스 구조조정 특별위원회 관계자는 마이크론은 당초 D램 사업 이외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협상단이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공장을 실사(實査)한 뒤 S램과 비(非)메모리인 시스템IC 쪽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며 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사이의 절충 과정에서 비메모리 분야를 제외한 메모리사업 전체 매각 쪽으로 방향이 잡히고 있다 고 설명했다.

특히 2, 3개 팹(FAB·생산라인)에서 D램과 S램, 플래시메모리가 함께 생산되고 있어 현실적으로 D램 설비만 떼어내 매각하는 것도 어렵다는 것. 특위 관계자는 설비를 매각할 때 생산과 기술인력을 나눌 수 없고 특허 문제도 복잡하게 얽혀 있어 D램만 매각한다면 협상이 복잡해진다 며 조속한 협상 타결을 위해서라도 메모리 전체를 매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데 양사가 공감했다 고 전했다.

하지만 양사는 아직 핵심쟁점 중 하나인 매각대금 문제에서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하이닉스측은 50억달러 이상을 기대하고 있지만 마이크론의 제시액은 이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제 반도체전문사이트 일렉트로닉바이어스뉴스(EBN)는 10일 마이크론이 하이닉스 7개 팹 인수대금으로 15억∼20억달러를 제시했다 고 보도했다. 하지만 특위 관계자는 3차 협상에서 마이크론의 제시액은 40억달러 이상일 것 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향후 협상의 초점은 양사가 제시한 금액의 폭을 좁히는 데 모아질 전망이다.

대금지급 방식도 협상의 주요 과제 중 하나. 하이닉스는 마이크론 주식을 인수대금조로 넘겨받아 이 주식으로 6조5000억원의 차입금 중 상당부분을 상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유진공장의 부채 14억달러에 대해서도 일부 또는 전부를 마이크론이 떠안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D램 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가치 변동에 대해서도 양측의 논의가 깊게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위 관계자는 헐값 매각 시비를 없애기 위해서도 D램 값 상승부분을 매각대금 산정에 반영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앞으로 심도 있게 논의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번 3차 협상에서는 인수대상에 대한 기본적 합의에 초점이 맞춰졌으며 양사가 제시한 인수대금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양측은 향후 1, 2주 동안 살로먼스미스바니와 골드만삭스 등 재정자문기관 중심으로 세부적인 자산가치 협상을 진행, 20일을 전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