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2002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는 최근 숨가쁘게 바뀌고 있는 세계 가전산업의 새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가전산업이 홀로 떨어져 있지 않고 정보기술(IT) 등과 결합해 ‘디지털 융합’이라는 새로운 분야로 도약하고 있는 것. 각국 주요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디지털TV를 선보였다. 휴대용 무선 PC와 ‘와이어리스 TV’ 등도 대표적 ‘기술융합 제품’으로 꼽힌다.
▽디지털가전의 주역, 디지털TV〓LG전자와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는 디지털TV의 초기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네트워크 기술경쟁에서 일본업체들과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다. ‘벽걸이 TV’로 불리는 PDP TV와 대(大)화면 프로젝션 TV, 브라운관 방식의 HD(고선명)TV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 방식의 첨단 디지털TV가 선보였다.
LG전자는 40∼60인치 PDP TV와 15∼29인치 LCD TV를 내놨고 삼성전자는 40인치 LCD TV를 비롯해 3D PDP TV 등을 출품했다. 일본의 도시바는 16대 9 대화면의 완전평면 프로젝션 TV를, 샤프는 같은 화면비율의 LCD TV를 출품했다.
▽가전과 IT업체와의 결합〓전통적인 영역이 모호해지면서 ‘합칠 수 있는 것은 모두 합치고 연결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연결하는 시대’로 바뀌는 ‘디지털 융합’의 신(新)기술 흐름이 뚜렷했다.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마쓰시타, 필립스 등 각국 가전업체와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 IT업체가 경쟁적으로 ‘짝짓기’에 나선 것도 눈길을 끌었다. 서로 다른 분야끼리 합쳐 더 뛰어난 디지털 신기술을 선보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무선 가전제품과 홈네트워크 시스템 등장〓디지털 가전의 ‘모바일화’를 통해 사용자들의 편의를 더욱 높인 제품이 많이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휴대전화 겸용 무선 핸드PC인 넥시오(NEXiO)는 노트북과 휴대전화의 특성이 융합된 제품. 산요의 ‘와이어리스 TV’도 대표적 제품. 샤프는 ‘자우루스’라는 PDA(개인휴대통신) 제품을 선보였고 마이크로소프트는 ‘포켓 PC 2002’ 사업전략의 일환으로 핸드PC를 내놓았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가 공동개발한 ‘홈 미디어 센터’는 DVD 플레이어와 TV, PC등 가정 안의 모든 전자기기를 멀리서 조종해 집안 어디에서나 보고 즐기며 저장할 수 있도록 만든 홈서버 개념의 가정용 컴퓨터. 일본업체들도 다양한 홈시어터(안방극장) 제품을 선보였다.
라스베이거스〓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