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마케팅 환경의 변화로 소비자의 니즈는 점차 다양해지고, 변화 또한 급격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니즈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는 그 양이 방대하게 되고, 내용이 단기간에 진부화된다. 그럼에도 우리사회는 범인을 만족시키는 전문가가 꽤 많다. 야구전문가? 일단 어렵다. 제1의 프로스포츠를 자처하는 업계의 다양한 수요와 소비자의 니즈를 일정부분이상 수용하면서 자가당착에 빠지지 않는 일이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여기에 때를 맞춰 애국지사 박찬호로부터 수입된 선진야구의 특별함이 달인이 되기 위한 자격요건을 한층 더 강화시킨 것도 사실이다. 적어도 specialist라 불리기를 희망하는 마니아들에게 MLB course는 전공필수로 개편된 지 오래다. 물론 좋아서 하는 공부인지라 아주 매력적인 커리큘럼들로 속이 꽉 차있다. (새로운 세계의 거대한 야구관이 소비성향을 까탈스럽게 바꾸면서, 상대적 약자의 볼멘소리가 다소 걸리긴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올해 KBO의 비전이 그다지 나쁜 것 같지는 않다.)
'빅 리그'에서 뛰고있는 made in korea 유전자들이 미 전역에서 나름대로의 인지도를 구축하고 확실한 자기영역을 개척해 가는 과정들에 보내는 박수이외에도, 더 많은 메이저 소식에 목말라 하는 '전략적 소비자'(기업의 웹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기업과 상품의 정보를 입수하며, 상품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듣는)계층은 MLB 30개 팀을 똑같이 사랑할 수 있는 오픈 된 마인드를 가진 공인된 전문가를 배출하고 있다. about 찬호나 BK가 아니라도 국내 스포츠 미디어 야구면의 레이아웃은 변하고 있다.
우후죽순격으로 앞 다투어 대문을 열어 재낀 정보의 바다에는 마니아를 위한 나름대로의 풀코스가 준비되어 있다. 그러나 마니아를 위한, 마니아에 의한, 마니아의 글이 도배되어 있는 곳에서 경외이상의 공감을 얻기란 쉽지않다. 대중에게 가장 쉬운 정보가 가장 좋은 정보임을 주장하기에 먼저 걸어간 선임 병들이 쌓아올린 현실의 벽(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어렵게 푸는 재주)이 수동적인 MLB 소비자들에게 '빅 리그' 입문의 기회비용을 높이고 있다.
시대적 정황이 이러한지라, 한국야구에 충실한 사람들, 공부를 위한 별도의 시간을 충당할수 없는 'only 찬호'들에게 20년 야구사랑의 정체성을 위협 받는 갖은 신개념의 등장이 그리 반갑지 만은 않을 거다. 그러한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많은 '제 3의 물결' 중 기존의 패러다임과 가장 큰 괴리를 보이며, 큰 임팩트를 연출한 것 중에 하나로 (나는) 세이버메트릭스로 대변되는 야구통계학을 꼽고싶다.
축구나 농구가 동적인 속도 전 가운데 정적인 요소가 이끌어 낼수 있는 골세레머니가 최종 지향점이라면, 여타의 그 어떤 종목보다 개인기를 중시하고, 공수 전환시 상관관계를 찾아보기 힘든 별개의 능력을 요하는 野球는 말할 것도 없이 출발점으로의 회귀가 궁극적 목적이 된다. 투수가 공을 던져야만 비로소 인플레이가 될 수 있는 이 운동은 (아무리 급해도 어린시절과 같은 들고 까기를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오랜 세월동안 정적인 고요를 동적인 움직임으로 바꾸려는 시도로 멈춰져 있는 시간의 긴장감에 날개를 달고, 지루함을 상쇄시키기 위한 다양한 각도의 부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통계학적 분석도구를 잉태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들이 모든 이에게 평등한(?) 효용을 선사하지는 않는다.
선진야구의 도입과 함께 들어온 전문성을 갖춘 현학적인 숫자들은 수용하는 주체 앞에서 거부할 수 없는 매력과 스트레스로 양분되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MLB Official 연감인 Totalbaseball의 저자 John Thorn과 Pete Palmer의 '세이버메트릭스란 무엇인가?'에서 발췌한 세이버메트릭스에 대한 변명이다.
야구통계는 생체해부도구와는 다르다. 해부용 메스는 조사와 실험을 위해 생명체로부터 생명을 빼앗지만 통계는 야구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또한 통계는 어제 혹은 일백년 전에 치루어졌던 경기에 대한 유일하고도 영구 불변한 발자취이기도 하다. 통계를 통하지 않고도 야구를 사랑할수 있다. 하지만 통계 없이 야구를 이해할 수는 없다. 통계가 필드에서의 플레이를 보다 정확하게 반영할 수만 있다면 야구는 더 잘 이해될 수 있으며, 야구라는 위대한 게임은 보다 깊은 사랑으로 감상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이 주장하고 소개하는 br, pr등의 기록이 의미하는 바와 선형가중시스템 formular의 존재가치가 적어도 국내에서 일반화된 major title이 범하기 쉬운 우상의 오류를 입증하는 유용한 도구임에는 분명하다. 타율과 최다안타보다 rc 지표를 분석하는 것이 휠씬 더 가치 있는 작업임을 인식하고, 선수의 공헌도를 계량화하는 다양한 시도는 잠재되 있는 진실을 대중의 전면에 내세우면서, 마니아층에서 탄력받는 이론의 정립이 가능해졌다.
한가지 우려스런 대목은 이런 데이터들이 야구를 이해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포털의 형태로 뿌리내리면서 맹목적적인 신봉(데이타가 싫은 사람들 입장에서 일단은 이 단어를 쓰자)을 강요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다. anti-ops들의 불만은 여기에 있다.
물론 ops가 자신의 연고의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를 판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는 사람들 역시 통계의 허구를 상기시키며 애써 세이버메트리션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려고는 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어렵다는 게 불만이다.
여기에 KBO 공식기록 제공업체나 각 언론사의 기록실이 대중적인 팬들의 통계학입문 패스를 충분한 소스를 제공하고 있지 못한 점도 '통계 알레지'를 부추기는데 일조한다.
21세기 스포츠미디어에서 ERA를 일일이 혼자 계산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이땅의 야구판에서 rc, rar, xr, br, pr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놓은 공간을 필자는 알지 못한다(혹시 있다면, 알려달라^^)
간혹 데이터를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수치와 계량화된 시스템자체를 필드안의 땀방울과 심장고동소리의 생생함을 차단하는 방화벽쯤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그들은 데이터가 데이터이상의 영역을 구축하려는 시도를 용납치 않는다.
그러나 세이버메트리션들과 OPS를 타자의 제1덕목으로 인지하면서 야구를 즐기는 사람들이 가슴으로 야구를 느끼지 않는다는 배타주의는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사실 세이버메트리션들은 미디어가 제공하는 거짓정보에 의해 대중이 길들여 지는 것을 개탄하고 있다. 어쩌면 그들은 가장 오랜 세월 동안 검증되어 온 지표를 가장 선별적으로 수용하는 것에 불과하며, 과소 혹은 과대평가 되어진 부문들을 새롭게 재해석하면서 올바른 이해를 돕고 있을 뿐이다. 그들의 고단한 작업이 야구사랑을 퇴색시키는, 계층의 이원화 도구가 아님을 분명히 안다면, 숫자를 인정할 필요는 충분하다.
반면 세이버메트릭스를 모른다 해서, 야구를 모르는 사람으로 치부하는 것 역시나 그 옹졸한 야구 관에 애도를 표하게끔 만든다. 수치로 계량화될 수 없는 부문은 분명히 존재한다. 기록을 중시하지 않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단지 그러한 factor를 더 중시하는 것 뿐이다.
수리영역의 무지에서 오는 단순한 반항기가 아님을 안다면, 야구를 멘탈 스포츠로 이해하고픈 욕심을 말릴 필요는 없는 것이다.
더 이상의 소모전은 필요치 않다. 게다가 하나의 종착역을 가진 공통분모는 이미 나와있다.
분명한 것은 "어떻게 야구를 즐기는가?"라는 물음이 "우리가 왜 야구를 사랑하는가?"에 선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100명의 투수가 던지는 속구도 100人100色이다. 야구를 이해하고 사랑하는데 치수가 굳어진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는 필요치 않다. 자신에게 맞는 맞춤신발을 마련하면 그만이다. 자신의 것에 대한 애착과 우수함을 타인에게 권할지언정, 강요는 말자. 숫자논쟁은 서로의 의견이나 뜻을 같이하는 '兩者合意'가 아닌 두 사람 이상이 한 자리에 모여서 상호존중의 협의 점을 모색하는'兩者合意'가 필요한 문제다.
to anti-ops
그대들의 야구사랑이 한낱 기록지와 전문적인 통계학의 논문따위에 의해서 위협 받는 일은 없다. 그러니 안심하라. 다만 그대들의 가슴이 허용하는 바 안에서 조금 더 특별한 재미를 원하다면, OPS와 RC는 당신에게 있어 타자의 타석과 당 시즌의 생산성을 알 수 있는 가장 훌륭한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to a supporter of ops
그대들은 철저한 분석과 고증을 끝낸, 다른 이들이 느낄 수 없는 즐거움, 또 하나의 value add를 가지고 있다.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다만 이러한 재미를 혼자 즐기는 것이 아깝다면 전도사가 될 수는 있을지언정, 기록을 위한 병적인 집착에 빠진 선구자가 될 필요는 없다.
당신들 역시도 가슴으로 야구를 보고 있는 것이 분명하지 않는가?
자료제공: 후추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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