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불모지’로 알려진 서울대 공대에 4년 만에 여교수가 탄생했다.
전기컴퓨터공학부 전화숙(田華淑·42) 교수. 지난해까지 서울대 ‘기금 부교수’였던 전 교수는 지난해 12월 31일 이 학부 부교수로 정식 임용됐다.
이로써 서울대 공대는 첫 여성 교수였던 박순자(朴順子·69·재료공학부) 명예교수가 1998년 정년 퇴직한 이후 끊겼던 여성 교수 인맥을 4년 만에 다시 잇게 됐다.
기금 교수는 정식 교수가 아닌 서울대 동문 등이 내는 학교발전기금에서 월급을 받는 교수. 이 학교 컴퓨터공학과 79학번인 전 교수는 대학원 석박사 과정도 서울대에서 마친 순수 국내파다.
89년 박사학위를 받은 뒤 서강대 이화여대 한성대 등에서 학생을 가르치다 99년부터 서울대 기금 부교수로 재직해온 그의 전공은 컴퓨터통신으로 현재 이동전화를 이용한 인터넷 연결 등 이동통신 네트워크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전 교수가 정식 교수로 임용되기까지는 개인적인 어려움도 많았다. 학문에 대한 욕심과 주부와 엄마로서의 책임감을 조화시키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전 교수는 “여교수를 뽑고 싶어도 뽑을 만한 ‘실력파’가 없다는 얘기를 듣지 않기 위해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고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남편인 한국외국어대 전자공학부 정동근(鄭東根·43) 교수의 외조가 큰 힘이 됐다.
전 교수는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남편이자 동료로서 묵묵히 고민을 들어주고 이해해 준 남편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개인의 실력과 능력을 평가하는 데 여성이라는 조건이 더 이상 걸림돌이 되지 않는 사회분위기가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