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李容湖) 게이트’ 특별검사팀이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의 동생 승환(承煥)씨에 대해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함에 따라 신 총장의 거취 문제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승환씨가 구속될 경우 지난해 각종 게이트 부실 수사에 따라 야당이 발의해 홍역을 치렀던 검찰총장 탄핵안과는 그 파장면에서 차원이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에서 새로 밝혀진 승환씨의 알선수재 혐의가 신 총장의 직무와 직접 관련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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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거취 문제〓검찰총장 거취 문제가 불거진 것은 특검팀이 승환씨의 혐의에 대해 지난해 검찰수사와 상반된 결과를 내놓았기 때문.
특검팀은 승환씨가 이용호씨에게서 5000만원을 받고 각종 청탁과 로비를 벌였다는 자백과 정황을 포착했다. 나아가 승환씨가 형인 신 총장 등 검찰 인맥을 활용해 이씨 구명로비를 벌였는지에 대해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해 승환씨를 조사했던 대검 중앙수사부의 수사가 ‘부실 수사’였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 같다.
대검 중수부는 검찰총장의 ‘하명 사항’을 수사하는 총장 직속기구로 신 총장은 지난해 9월 이 기구를 통해 동생의 비리 여부를 가릴 것을 지시했고 중수부는 승환씨가 받은 5000만원을 스카우트비로 보고 무혐의 처리했다.
따라서 승환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검찰의 부실수사뿐만 아니라 신 총장의 거취 문제에 대한 논란이 필연적으로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총장 거취 문제가 논란에 휩싸이면 검찰의 승환씨 수사 당시 신 총장이 했던 발언도 비난의 표적이 되기 쉽다. 신 총장은 지난해 11월28일 광주 검찰청사 준공식에 참석해 동생을 무혐의 처분한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100% 자신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 대응과 분위기〓이에 따라 검찰의 분위기는 심각하다.
대검은 이날 오전 김각영(金珏泳) 차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검찰의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 총장은 이날 특검 수사 결과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검찰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신 총장의 거취 문제가 논란에 휩싸이면 안정을 되찾아 가던 검찰 조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대검 중수부는 특검팀의 수사결과에 대해 “사실해석과 시각의 차이”라며 반박했다.
지난해 승환씨 수사를 지휘한 유창종(柳昌宗) 대검 중수부장은 “계좌추적과 주변 정황조사 등을 통해 승환씨가 받은 돈의 성격과 활동을 수사한 결과 승환씨가 스카우트돼 5000만원을 받았고 회사의 업무를 수행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승환씨의 활동은 지앤지 구조조정의 업무이고 이씨에게서 받은 5000만원과 월급도 ‘타인의 사무’를 위해 쓰여지지 않아 변호사법 위반이나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구성된 대검 특별감찰본부는 이날 “신 총장이 당시 특감팀에 동생의 수사를 막아달라고 했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2000년의 이씨 사건 비호 의혹을 조사했기 때문에 총장 동생 문제는 조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