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순 가련형 탤런트 최지우(27)가 달라진다. 14일 첫 방송하는 KBS2 ‘겨울연가’(월화 밤 9·50)에서 ‘터프한 말괄량이’로 변신하는 것.
극중에서 그는 도로를 점거한 채 버스를 세우거나 학교 정문 대신 담장을 넘나드는 정유진 역을 맡았다.
최지우의 각오는 남다르다. 항상 여리고 약했던 이미지에서 벗어나겠다는 것.
“변화가 필요해요. 순수하고 여린 연기를 주로 하면서 약한 이미지로 고정될까 걱정이 됐기 때문이죠. ‘겨울연가’의 유진이는 매사에 거침없고 자기 주관이 뚜렷해 마음에 쏙 들어요. 밝고 명랑한 극중 성격이 실제 저와 비슷해 연기하기도 편하고요.”
그는 최근 7년간 애지중지하며 길렀던 머리를 짧게 자른 것도 변신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여고생부터 20대 후반까지 10년을 뛰어넘는 연기를 위해 그는 머리 모양을 단발로 바꾸었다.
최지우는 눈물 흘리는 연기에 일가견이 있지만 발음이 부정확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지난해 SBS ‘아름다운 날들’에서 ‘실장님’을 ‘실당님’으로 발음하면서 수없이 NG를 냈기도 했다.
‘겨울연가’에서도 최지우는 발음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촬영 중간에 식사 시간도 거르고 대본 읽기에 매달릴 정도. 윤석호 PD는 “지우는 순수하면서 발랄한 이미지가 강점이어서 약간의 불안한 발음은 애교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겨울연가’의 주인공인 최지우와 배용준은 1996년 KBS2 ‘첫사랑’에서 함께 출연한 바 있다. 극 초반 발랄한 여고생 유진과 내성적이고 말이 없는 준상(배용준)은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을 갖게 된다.
최지우는 “1인 2역을 맡은 용준 오빠와 박용하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누구를 선택할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말을 얼버무렸다.
그는 3월까지 ‘겨울연가’에 전념한 뒤 영화 출연도 관심을 두고 있다. 그는 욕을 예사로 내뱉고 세파를 거칠게 헤쳐가는 강한 여인상을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