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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愼비망록 검사들’ 소환 임박… 특검, 상당부분 파악

입력 | 2002-01-13 18:14:00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의 동생 신승환(愼承煥)씨가 검찰 간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른바 ‘신승환 리스트’를 특검팀이 입수함에 따라 검찰 간부들의 소환 조사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의 리스트 수사는 신씨의 로비 혐의 규명과 함께 ‘이용호(李容湖) 게이트’ 수사의 양대 본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정일(車正一) 특검팀은 지난해 수사에 착수하면서 검찰 등 권력기관의 사건 비호 의혹이 핵심 수사 대상의 하나라고 밝힌 바 있다.

신씨가 특검팀에 제출한 문제의 비망록에는 지난해 6월경 검찰이 이씨에 대해 내사를 진행할 당시 신씨가 전현직 차장검사급 이상 검찰 간부 5명을 만난 사실과 접촉 경위 등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가 접촉한 검사들로는 지난해 5월 당시 서울지검 간부인 3명의 L검사, 서울지검 산하 지청의 K검사, 수원지검 산하 지청의 J씨 등이 거론되고 있다.

13일 신씨가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에 아는 사람이 많아 만났지만 이용호씨를 위해 청탁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특검팀은 신씨와 검찰 간부들의 구체적인 접촉 경위 등을 상당 부분 파악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신씨가 접촉한 검찰 간부들이 이 사건의 무마 또는 청탁 등에 직접 관련돼 있는지를 집중 규명할 방침이다.

비망록에 이름이 포함된 검찰 간부들의 개입 정도가 크다면 이들이 특검의 수사를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이 신씨에게서 이씨 사건과 관련된 청탁을 받았거나 수사 내용을 알려준 정황이확인되면 해당 검사들이 줄줄이 소환될 수 있다.

또 이 경우 검찰 조직은 물론이고 현 정권의 도덕성도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조직의 핵심인 현직 검찰 간부들이 직접 이씨 사건에 대한 무마에 나서고 총장 동생에 대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 간부들의 개입 정도가 적다면 의혹 해소 차원에서 전화나 서면 등을 통한 조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