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출범전인 93-94농구대잔치에서 연세대의 우승은 한마디로 ‘기적’이었다. 대학은 물론 한수위로 평가되던 실업팀들까지 총 출전, 사실상 국내 최강팀을 가리는 농구대잔치는 실업팀들의 독무대였지만 연세대가 실업팀들의 코를 납작하게 하며 ‘사상 첫 대학팀 우승’의 금자탑을 이룩한 것.
당시 연세대의 우승을 이끈 주역이 바로 ‘독수리 5형제’로 잘 알려진 서장훈(사진 왼쪽부터·당시 1학년)과 문경은(SK 빅스·당시 4학년) 김훈(SBS 스타즈) 우지원(삼성 썬더스) 석주일(SK 나이츠·이상 당시 2학년). 사진에서 연세대 선수들의 머리가 짧은 것은 농구대잔치 직전 열린 대학연맹전 3차대회에서 3위로 부진(?)한 성적을 거두자 선수단 전원이 삭발을 감행한뒤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으로 우승도 삭발 투혼의 영향이 컸다는 후문.
당시 최희암감독(현 총감독)이 이끌던 연세대는 93-94농구대잔치 우승을 기점으로 95-96, 96-97농구대잔치 우승컵도 거머쥐었고 95년부터 97년까지 대학과 실업무대를 휘저으며 ‘45연승’ 행진을 벌이는등 국내 최강으로 군림했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