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을 걸고 사막을 질주하는 자동차 레이스로 ‘지옥의 경주’라 불리는 다카르 랠리.
24번째 열린 올 대회가 ‘산전수전을 다겪은’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이 14일 종착지인 아프리카 세네갈의 다카르 해변가에 도착함으로써 대장정을 끝냈다.
‘인간의지를 시험하는 모험정신으로 달린다.’대회사상 여성 첫 우승자이기도 한 지난해 우승자 유타 클라인슈미트(독일)가 모는 경주차가 세네갈의 키파“다카르 구간에서 마지막 피치를 올리고 있다. 굉음의 질주에 놀란 소떼가 덩달아 뛰어 진풍경을 만들고 있다.
34개국에서 참가한 모터사이클 167대, 지프형자동차 117대, 트럭 34대 등 공식경주차량만 318대. 여기에 지원차량 107대를 포함한 425대의 ‘대형군단’이 지난해 12월29일부터 17일동안 사하라사막을 비롯한 험로를 웬만한 승용차 1년주행거리인 9436㎞나 달렸다.
흔히 ‘파리∼다카르 랠리’라고 불리는 이 대회의 올해 공식명칭은 ‘아라스∼마드리드∼다카르랠리’. 줄곧 1월1일 프랑스 파리 콩코드광장을 출발해왔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지난해 12월29일 프랑스의 북부도시인 아라스에서 출발한 탓이다.
전통적인 출발지인 파리를 포기한 이유는 환경단체들의 반대 때문.
79년부터 시작된 다카르랠리의 모토는 ‘문명의 때가 타지 않은 오지를 달린다’는 것.
하지만 고성능차량으로 아프리카 대륙을 달리면서 환경을 파괴하고 무고한 생명이 희생당한다는 비난을 많이 받아왔다. 그동안 다카르랠리에서 창시자인 티에르 사빈을 비롯해 4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올해 대회에서도 프랑스 기술자 등 2명이 사망.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카르랠리는 ‘인간의지의 시험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유명 메이커들이 홍보효과를 노려 내세운 상위 10위권 정도의 프로선수들을 제외하고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보려는 순수 마니아들이다.
매스컴의 각광을 받는 자동차부문보다 노면충격이 워낙 강해 안장위에 앉지 않고 17일간 내내 서서 달리는 모터사이클 참가자가 자동차 참가자보다 많다는 것도 인상적.매년 새로운 모험을 위해 다카르랠리에 처음 참가하는 선수가 전체 참가자의 30%에 달한다.
이번 대회 자동차부문에선 일본의 히로시 마스오카가 미쓰비시로 우승을 차지했고 모터사이클부문에선 파브리지오 메오니(이탈리아)가 지난해에 이어 2연패했다.
전 창기자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