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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아내사진과 대화하는 남편

입력 | 2002-01-15 17:58:00


2년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내를 잊지 못하는 남편 A씨(61). 철근회사 직원인 그는 지금도 아내가 살아있다고 믿고 있다. 그는 승용차 조수석에 아내의 사진을 태우고 다니고 방안 가득히 아내 사진을 붙여놓고 대화를 나눈다.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목 오후 7·10)가 17일 방송하는 A씨의 사연은 ‘한국판 사랑과 영혼’이다.

제작진은 지난 연말 3일간 A씨의 일상을 취재하면서 놀랐다. 식사 시간마다 아내의 사진 앞에 밥을 떠주고, 회사로 출근하면서 아내가 심심해할까봐 TV를 켜놓고 나간다. 잠들 때 아내의 사진을 옆에 놓고 “잘 자요”라는 말을 건네기도 한다.

A씨는 “사고가 일어나던 날 아침 이상하게 아내의 모습이 저승사자처럼 보였다”며 “그때 밖에 나가지 말라고 했어야 했는데 안타깝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주위에서는 이같은 A씨의 행동을 두고 “정신나간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성한 2남1녀의 자녀들은 “아버지가 30여년 사랑했던 어머니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사진을 보며 어머니가 살아있는 듯한 환상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순간포착…’은 이어 ‘애완 곰 마리아’ 편에서 타지키스탄의 수도 두샨베에서 애완 곰 마리아를 키우고 있는 쉐호브 탈라브쇼씨(74)를 찾아간다. 그는 10년전 사냥꾼에 의해 가족을 잃고 부상당한 새끼 곰 마리아를 자식처럼 보살폈다. 하지만 요즘은 군중 앞에서 재롱을 부리는 마리아가 그에게 물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월셋집에서 쫓겨나 경기 부천 중동의 한 중학교 담 옆에 허름한 천막을 치고 3개월째 살고 있는 어느 모자(母子)의 애달픈 사연도 소개한다.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