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제199호인 황새가 최근 충남과 충북, 전북 등 내륙으로 잇따라 찾아들어 이 지역 주민과 관계기관 등에 ‘진객(珍客) 보호’ 비상이 걸렸다.
16일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6일 충북 제천 장평천에서 황새 한 마리가 발견된 이후 같은 달 29일 충북 청주의 미호천에서 3마리, 올 들어 2일 충남 보령의 남포간척지에서 6마리, 5일 전북 익산의 어량천에서 12마리 등이 발견됐다.
황새가 내륙 깊숙이 날아들기는 82년 대전 갑천에 12마리가 날아들었다가 한 마리가 독극물 중독으로 죽은 뒤 20년만에 처음.
문화재청은 해당 자치단체에 황새 보호에 만전을 기하라는 특별 공문을 보낸데 이어 현지 확인 조사까지 벌였다. 자치단체들도 직원과 공익요원 등으로 조를 짜 밤낮으로 보초를 서게 해 사진작가와 밀렵꾼 등의 접근을 막고 있다.
가장 많은 황새가 발견된 익산시는 황새들이 소음에 시달리지 않도록 어량천 하상 정비공사를 중단했다. 또 황새가 넘나드는 인근 들녘 통로에 접근금지용 ‘금줄’까지 쳤다.
그러나 아무런 예고 없이, 행정구역에 아랑곳없이 날아드는 황새 보호는 말처럼 그리 쉽지 않은 게 현실.
황새복원센터 박시룡(朴是龍·49) 소장은 “황새는 자신이 태어난 지역으로 돌아가 다시 새끼를 낳는 속성 때문에 안타깝지만 텃새가 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충북 음성의 황새 부부 중 수컷 한 마리가 71년 밀렵꾼에 의해 희생된 뒤 암컷만이 83년까지 고향을 지키다 병을 얻어 숨져 텃새 황새의 막이 내렸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