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황제’ 헤르만 마이어(29·오스트리아·사진)가 2002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뛸 수 없게 됐다.
마이어는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 교통사고 뒤 이번 대회 출전을 위해 운동에 온 힘을 기울였지만 현재의 몸상태론 올림픽에 나갈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불참을 선언했다.
그는 “선수생활 경력을 통틀어 지금 아주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앞으로도 스키는 멈추지 않을 것이며 월드컵 시리즈에도 출전할 것”이라고 재활의지를 밝혔다.
마이어는 월드컵 시리즈 41승에 빛나는 ‘설원의 제왕’. 98나가노동계올림픽에서도 대회전과 슈퍼대회전에서 2관왕에 올랐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도 유력한 금메달리스트로 꼽혔지만 지난해 8월 모터사이클을 타고 가다 자동차에 받혀 오른쪽 다리가 부러지는 등 중상을 입었다.
사고 뒤 다시는 운동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깨고 꾸준히 재활훈련을 하며 가능성을 보인 마이어는 최근 슬로프에 오르고 있으나 양쪽 다리 감각이 무딘 상태라 예전의 기량을 다시 회복할지는 미지수. 마이어는 동계올림픽 기간 중 TV를 시청할 수 없는 섬으로 여행갈 예정이라고 밝혔다.한편 그가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 못 나가는 대신 그의 동생인 알렉산더 마이어(28)가 오스트리아 알파인스키 대표선수로 출전할 예정이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