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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인터뷰]한일합작 '서울'서 형사역 최민수씨

입력 | 2002-01-17 17:46:00


새해에도 최민수(40)는 여전했다. ‘리베라 메’(2000년) 이후 2년 만에 출연한 한일합작영화 ‘서울’(3월 개봉 예정)에서 그는 서울 시경의 엘리트 형사부장인 김윤철 역을 맡아은 사그라들 것 같던 ‘마초’ 이미지를 다시 한껏 발산했다.

‘서울’은 김윤철과 일본의 신참 형사 하야세 유타로(나가세 토모야)가 서울에서 발생한 은행 강탈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 제작비 80억원의 액션 블록버스터. 최민수는 영화에서 틈만 나면 재규어같은 눈빛으로 부하들을 노려보고, “명령은 내가 한다”며 사자후를 토한다.

15일 열린 시사회와 기자회견에 나가세 토모야와 감독 나가사와 마사히코 등과 함께 참석한 최민수는 영화 속에서 방금 나온 듯한 말투와 표정이었다. 미사여구를 곁들인 특유의 추상적인 화법도 물론이다.

-‘서울’이 ‘쉬리’와 ‘투캅스’를 버무려놓은 듯한 느낌이다.

“그런가? 아무래도 최근 일본 영화계가 한국 액션 영화의 스타일을 부러워하고 있고, 실제로 ‘쉬리’ 제작진이 액션장면 촬영에 참여하기도 했다.”

-김윤철같은 캐릭터의 형사를 연기한 적이 없다. 정지영 감독의 ‘블랙잭’에서도 퇴폐적인 분위기의 타락한 형사였고.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보기드문 한일합작 블록버스터라는 게 이 영화의 초점이다보니 이전 출연작 등은 신경쓰지않았다. 무엇보다 두 나라가 ‘하나의 의미’를 두고 노력하는 점이 뜻깊다.”

최민수와 호흡을 맞춘 나가세 토모야(24)는 그룹 ‘토키오’의 리더이자 요즘 일본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스타. 하지만 최민수는 기자 회견 내내 그를 ‘나가세 군(君)’으로 불렀고 그가 한국말로 인사하자 “잘했다 애송이”하며 기특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기도 했다.

-일본 스태프의 제작 방식은 어떤가?

“글쎄에∼. 뭐라 지적하기는 그렇고, 아무튼 영화는 그 속에서 바쁘게 움직이지만 사람에 대한 감정을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영화 촬영 내내 유지했다. 사실 작게 느끼는 행복이란 건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고, 그것이 지구촌의 행복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 혹시 문제는 없었냐는 질문이다.

“일본 스태프들의 건강이 가장 걱정거리였다. 두달 내내 폭염 속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그들을 손님처럼, 가족처럼 대하는 게 내가 할 일이었다.”

최민수는 ‘서울’을 시작으로 4월경 김승우 등과 공연한 SF 액션영화 ‘예스터데이’로 관객을 찾는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