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충북지역의 현안인 청주시-청원군 통합 문제가 다시 핫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과거 청주시와 청원군의 경우처럼 군의 중앙에 시가 위치하는 계란 노른자위 형태를 취하고 있는 행정구역이 전국적으로 14곳이 있었으나 이미 13곳이 1994년에 통합되었고 청주시와 청원군만이 청원군의 반대로 아직도 분리된 채 있다.
일반적으로 학자들은 적정한 자치행정구역이라야 행정의 민주성과 효율성이 확보되어 주민들에게 최대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행정구역 설정기준으로 역사적 자연적 지리적 공동체가 되어야 하고 행정의 경제성과 능률성이 확보되어야 하며 자주적인 재원조달 능력이 가능해야 하고 주민이 행정과정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러한 원칙과 기준에 비추어 보면 청주시와 청원군은 고대 삼한시대부터 동일한 행정구역으로 역사적 맥락을 같이해 왔기 때문에 동일한 생활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양측이 통합할 경우 우선 공공기관 및 유관 기관의 통합 운용으로 재정절감 효과가 있다. 또 비교적 재정이 풍부한 청주시와 열악한 청원군의 통합으로 발전잠재력이 높은 청원군지역에 예산을 집중 투자할 수 있어 지역의 균형 발전이 가능해진다. 또한 광역 청주권 경제 자립의 최대 과제인 오송 의료산업단지, 오창 테크노빌단지, 국제공항의 활성화에도 공동 대처함으로써 적지 않은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간 청주-청원 통합문제는 한국지방자치학회와 충북지방자치학회, 충북행정학회, 청주권 대학의 연구소에서 집중 연구되어 통합의 당위성을 제기한 바 있다. 지역의 시민단체인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에서도 중점 정책사업으로 꾸준히 통합운동을 벌여오고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통합을 반대한다는 청원군 측의 공식 방침은 없고 일부 통합반대론자들의 비공식적인 반대론만 청원군 지역 주민의 여론인양 나돌고 있다. 그들은 1994년 통합과정에서 조사된 의견을 아직도 청원군민의 반대 의견으로 내세우고 있다. 통합이 되면 세금이 증가하고 혐오시설만 들어올 것이고, 도시중심 행정운용으로 청원군 지역이 소외될 것이라는 논리다. 이러한 반대 논리들은 청원군의 주요 부서에 근무하는 공무원, 지방의원, 주요 사회단체장 등의 이해관계에서 파생되는 목소리라는 지적도 있다.
자치행정구역의 결정권한은 일부 공직자나, 정치인, 사회단체장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지방자치가 주권재민을 실현하는 근본이라는 점에서 보면 자치행정구역의 통합 문제는 지역주민의 절대적인 권한이다. 따라서 청원군, 청주시, 충청북도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버리고 기존 통합지역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통합의 시너지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통합 시에 대한 청사진을 주민에게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주민투표에 의해 자치행정구역이 결정되어야 한다. 통합과정에 청원군 지역의 균형 발전을 목표로 청주시가 많은 양보를 해야 함도 아울러 지적하고 싶다.
남기헌 충청대 교수·행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