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김은성-정성홍씨 징역 각 4년 구형

입력 | 2002-01-17 18:13:00

'돈 받았습니다' - 국가정보원 김은성 전 2차장(왼쪽) 정성홍 전 경제과장


서울지검 특수1부(박영관·朴榮琯 부장검사)는 17일 MCI코리아 대주주 진승현(陳承鉉)씨에게서 금감원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돈을 받고 진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은성(金銀星) 전 국가정보원 2차장에 대해 징역 4년 및 벌금 50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또 진씨에게서 같은 명목으로 1억4600만원을 받고 진씨와 함께 민주당 김홍일(金弘一)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하려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정성홍(丁聖弘) 전 국정원 경제과장에 대해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년 및 추징금 1억4600여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의 구형은 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오세립·吳世立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두 사람이 혐의사실을 대부분 시인함에 따라 30여분간의 심리 후 곧바로 이뤄졌다.

검찰은 논고문을 통해 “이 사건은 소위 ‘진승현 게이트’에 국정원 관계자들이 개입해 진씨를 비호하며 조직적으로 금품을 수수하는 등 권력과 돈의 유착 실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며 “다시는 이런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엄하게 처벌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 전 차장은 최후진술 등을 통해 “고위 공직자로서 정당하지 못한 돈을 받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조직에 누를 끼친 점을 뼈아프게 반성한다”며 “30여년간 국가에 헌신해온 점 등을 참작, 선처해 달라”고 말했다.

김 전 차장은 이날 진씨에게서 5000만원을 받은 혐의는 인정했으나 범인도피 부분에 대해서는 “수배 중이던 진씨를 만나 빚을 빨리 갚고 자수하라고 강력하게 경고했을 뿐”이라며 혐의사실을 부인했다.

정 전 과장은 “당시 진씨가 억울하다고 생각해 도우려 했고 받은 돈은 진씨가 국정원 특수사업 등 국가를 위해 쓰고 싶다며 준 것이어서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은 구체적인 돈의 사용내용을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는 답변을 회피했다.

선고공판은 31일 열릴 예정이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