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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현대중공업 사장 "모그룹과 분리 곧 해결"

입력 | 2002-01-17 18:16:00


“작년 미국테러사태 이후 급속히 얼어붙었던 조선 시장이 다행스럽게도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는 많이 나아질 걸로 봅니다.”

울산 조선소에서 만난 현대중공업 최길선(崔吉善·사진)사장. 1969년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뒤 30년 넘게 조선소 현장을 누빈 전형적인 엔지니어 출신 경영인이다.

지난해 3월 취임 후 부인이 살고 있는 서울을 오가며 울산에서 혼자 살고 있는 최 사장은 아침과 점심 식사를 회사 식당에서 해결하는 ‘울총’이다. 울총이란 ‘울산총각’의 줄임말로 현대중공업 직원들은 가족들과 떨어져 울산에서 혼자 사는 동료들을 이렇게 부른다.

최 사장은 동아일보와의 이번 인터뷰가 언론과의 첫 인터뷰다. 그는 “엉뚱한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는 이유로 그동안 언론과의 접촉을 꺼려왔다.

-올해 영업전략은….

“작년에는 선가 움직임을 조금 지켜보고 배 값을 높여 수주하려다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는 시장 상황에 맞춰 적극적으로 영업을 할 생각이다. 그렇다고 배 값을 낮춰 수주한다는 뜻은 아니다.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17% 정도 증가한 8조4000여억원으로 잡았다.”

-현대그룹으로부터의 계열분리는 언제쯤 마무리되는가.

“다른문제는다해결됐고 현대중공업이 가지고 있는 현대아산 지분 26.8%만 처리하면 되는데 지금 기술적인 방법을 찾고 있다. 곧 해결될 것이다.”

-현대중공업이 위탁경영중인 삼호중공업 인수 여부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이 많은데...

“99년 10월부터 위탁경영을 하고 있는데 작년에 700억원이 넘는 흑자를 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삼호를 우선적으로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채권단으로부터 부여받았는데 이 권리를 언제쯤 행사할지 올해 결단을 내리려고 한다. 물론 꼭 올해 인수한다는 뜻은 아니고 언제 인수할지를 올해 안에 결정한다는 말이다.”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선의 선형이 모스에서 멤브레인으로 넘어가고 있다. 현대는 모스형만을 짓고 있는데….

“현대가 멤브레인형을 못만드는게 아니다. 80년대부터 건조기술을 갖추고 있다. 다만 현대가 모스형만을 수주하다보니 최근에 멤브레인형을 원하는 선주들이 다른 조선소에 발주를 하는 것 같다. 최근에 노르웨이 선주로부터 멤브레인형 LNG선 1척을 처음으로 수주했는데 이 배를 짓고 나면 수주가 원활해 질 것으로 본다.”

-한국의 조선업이 공급과잉 상태라는 얘기가 많다.

“다른 산업도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문제를 안고 있는데 조선업도 마찬가지다. 올해 조선업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구조조정은 시장에 맡기는게 좋다. 시장의 수급조절에 따라서 시장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자연스럽게 정리되리라고 본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