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는 역시 높이의 싸움이다.
17일 벌어진 KCC와 SK나이츠와의 경기는 이를 잘 보여준 한판 승부.
2쿼터까지 46대42로 리드를 잡은 KCC는 3쿼터에서도 존스와 양희승의 외곽슛에 힘입어 61대 54로 7점차로 벌여온 체 4쿼터를 맞았다.
체력적인 문제를 보인 서장훈이 컨디션 난조에 빠졌고 에릭 마틴 역시 계속된 골찬스를 놓치면서 승부는 이미 기운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수비에서 서장훈과 마틴이 버틴 SK를 넘기에는 KCC의 높이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했다.
4쿼터에 들어서 SK는 서장훈과 임재현의 슛으로 차곡차곡 점수차를 줄이는데 반해 KCC는 무려 7분간 1점만을 올리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원인은 신장의 열세와 체력 저하!
3쿼터까지 외곽슛의 호조로 인해 리드를 잡은 KCC는 체력이 떨어진 4쿼터에서 슛 성공률이 확연하게 나빠졌다.
양희승과 존스가 던진 3점슛은 림을 벗어났고 리바운드는 어김없이 SK의 손으로 들어갔다.
한두번의 외곽슛 실패로 돌아가자 KCC 선수들은 슛을 던지질 못했다.
그나마 이상민이 골밑 플레이로 돌파구를 찾으려 노력했으나 에릭 마틴에게 슛블럭을 당한 이후 그것마저 포기(?)하고 말았다.
슛 성공률은 떨어지고 제공권을 완전히 뺏기자 이렇다할 돌파구를 찾지 못했고 슛 찬스가 와도 과감하게 던질 수 없는 상황을 초래했다.
결국 24초 공격시간이 다지나가도록 슛 한번 던지지 못하고 공격권을 넘기기도 했다.
KCC의 골밑 공격을 차단한 SK는 임재현의 슛이 살아나면서 경기를 역전시켜 공동 선두로 부상할 수 있었다.
17일 경기에 대해 SK의 수비와 공격 루트의 다양화가 승리를 이끌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것은 골밑 열세를 인식한 KCC 선수들이 자신감 있게 슛을 던지지 못한 것이 중요한 승패의 원인.
KCC의 존스와 엘리스가 4쿼터에 골밑에서 1:1이나 2:1 플레이에 신경을 썼다면 양희승, 추승균의 외곽슛이 더해져 착실하게 득점을 이어가 승리를 낚을 수 있었다.
결국 SK의 높이에 완전히 자신감을 상실한 두 용병이 외곽으로 빠져 나오고 다른 선수들은 외곽슛 찬스만을 고집해 다잡은 대어를 놓치고 말았다.
역시 농구는 골밑을 장악한 이후 다양한 공격루트를 통해 승리를 얻어내는 운동이다.
SK나이츠는 이 사실을 충분히 보여줬고 KCC는 외곽포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 한판 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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