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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가난한 아빠 부자 아들'

입력 | 2002-01-18 17:49:00


◇ 가난한 아빠 부자아들 /데릭윌슨 지음 신상성 옮김 / 각권 348~357쪽 각권 1만원 동서문화사

“우리 유대인들이 돈 버는 비결? 첫째, 5000년이라는 역사야. 우리 민족은 경작할 땅도, 사냥할 숲도, 아무 것도 없었어. 의지할 것이라곤 머리와 빈곤의 밑바닥에서도 자신감을 안겨주는 영광의 전설뿐이지. 중요한 건 머리야. 양모, 비단, 무명 아무거라도 좋아. 사들인 천을 두 조각으로 잘라 조금씩이라도 더 비싸게 파는 거야. 그것으로 더 큰 천을 사서 세 조각으로 잘라 같은 방식으로 팔지. 벌어들인 돈으로 살 수 있는 데까지 계속 천을 사. 그렇게 몇 백 번이고 되풀이 하는 사이, 스스로 5000년을 이어 내려온 장사꾼 핏줄이란 걸 알게돼. 어때, 간단하지?”

무일푼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부를 쌓은 유대인 로스차일드 가문. ‘가난한 아빠 부자 아들’은 이들의 이야기다. ‘가난한 아빠’는 로스차일드 가문의 시조인 마이어 암셸 로스차일드를 일컫는 말이고 부자 아들은 그의 다섯아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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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차일드 가문은 나폴레옹 전쟁, 러시아 혁명, 프랑스 혁명, 제2차 세계대전 등 세계적인 사건을 배후조종하거나 사건에 개입하면서, 경제뿐 아니라 정치계에도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배 계급으로 성장해온 가문. 특히 부의 원천인 다이아몬드와 우라늄 업계를 장악해 거의 전세계를 떡 주무르듯 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번에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지하벙커에서 진두지휘한 딕 체니 부통령도 로스차일드 가문의 일원이며, 우리 나라의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하면 생각나는 국제금융시장의 큰 손 조지 소로스는 로스차일드 가문의 핵심인사 중 하나라는 설도 나오고 있다.

이 책은 18세기 후반 마이어 암셸 로스차일드가 거지굴을 방불케 하는 프랑크푸르트 게토(유대인 빈민가)에서 환전상을 해 부의 기반을 닦은 데 이어 다섯 아들이 프랑크푸르트, 런던, 파리, 빈, 나폴리에서 막대한 부를 쌓은 뒤,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그 부를 확장시켜 온 과정을 그리고 있다. 부와 권력을 거머 쥐었던 대다수 사람들이 그 시대와 함께 전쟁 혁명 공황의 뒤안으로 사라지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로스차일드 가문의 독특한 성공 비결을 느낄 수 있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