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피살 실종된 한국 여대생 2명이 묵었던 런던의 민박집 주인 김모씨(31)가 런던에서 영국 경찰에 자진 출두해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18일 영국 노스요크셔에서 가방에 든 변사체로 발견된 진효정씨(22)와 12월 7일 이후 실종 상태인 송인혜씨(23)의 피살 및 실종 전 행적을 소상히 알고 있는 김씨가 경찰에 출두함에 따라 사건 수사가 급진전될 전망이다.
송씨 실종 이후 잠적했던 김씨는 17일 오후 7시15분 런던시내 본드스트리트 지하철역 앞에서 송씨 실종 신고자이자 송씨의 후견인으로 알려진 K씨에 의해 영국 경찰에 신병이 인도됐다고 주영 한국대사관이 밝혔다.
주영 한국대사관은 “김씨가 참고인 자격으로 면접 조사를 받는 상태”라며 “참고인 자격으로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진술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영사 관계자를 파견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14일부터 영국의 수사 관계자와 송씨 부모 등에게 여러 차례 e메일을 보내 자신은 베를린에 있으며 여대생 피살 및 실종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경찰청은 18일 김씨가 독일에 가지 않고 계속 영국 내에 머물고 있었으며 그가 영국 경찰에 자진 출두한 데는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의 IP 추적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15일 외교통상부로부터 김씨가 접속하는 한국 포털사이트의 인터넷카페 및 그가 사용 중인 e메일에 대한 추적 요청을 받고 감시한 결과 그가 영국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후 김씨의 e메일 주소와 접속지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인터폴과 실종된 송씨의 후견인 K씨에게 알려줬으며 이에 따라 K씨가 메일과 전화를 통해 김씨를 설득해 결국 17일 김씨를 만나 영국 경찰에 신병을 인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파리〓박제균특파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