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정부시 의정부1동 옛 양주군청 옆에는 부대찌개만 파는 식당이 모두 20곳에 이른다.
상당수 업소들이 20년 이상 영업을 해 ‘의정부 명물 찌개거리’로 불리는 이 곳에 최근 다시 많은 고객들이 찾고 있다. 지난해 가을 다른 지역의 일부 부대찌개 식당들이 주한 미군부대에서 유출된 불량재료를 사용하다 적발되는 바람에 관련 식당에 손님이 급감했지만 찬바람이 불면서 ‘겨울에 먹어야 제 맛’인 부대찌개를 찾는 손님이 다시 늘고 있다.
19일 오후 6시경 명물 찌개거리의 한 업소에는 30여개 테이블 중 예약된 3개 테이블을 제외하고 모두 손님들이 차 있었으며 인근 업소들도 손님들이 붐비고 있었다.
한 업소 주인은 “지난해 한때 손님이 줄었지만 이 곳의 명성을 알고 있는 손님들이 다시 찾아와 최근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은 1인분에 6000원 선으로 다른 지역 업소와 비슷하지만 맛은 아주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곳 식당 주인들은 ‘부대찌개의 원조 맛’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허기진 시절’인 1950년대 중반부터 등장한 부대찌개는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소시지와 햄 등을 재료로 해 서민들의 허기진 배를 달래줬다.
이후 김치와 두부, 고추장 등의 재료가 추가되면서 우리 입맛에 맞게 변해왔고 20여년 전부터 부대찌개 전문식당들은 미군부대의 재료가 아닌 정식 유통업체의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싶어하는 이 곳 업주들은 배고팠던 시절 위생관념이 없던 제품의 대명사처럼 인식된 부대찌개라는 명칭 대신 ‘명물찌개’라는 이름을 선호하고 있다.
이제는 업소별로 주차장과 어린이 놀이시설 등을 갖추지 않으면 경쟁력을 잃을 정도이고 저마다 상표 등록에 나서거나 양념 특허를 내려고 하는 등 업소마다 경쟁도 치열한 편이다.
신세대들을 위해 사리용으로 라면은 물론 햄, 소시지, 고기, 떡, 당면 등으로 세분화한 업소들이 대부분이다.
의정부의 명물거리이지만 시내에 이정표가 설치되지 않고 거리 내 도로포장 상태가 나쁜 점 등은 서둘러 개선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명물 찌개거리 번영회 박평순 회장(59·여)은 “좋은 재료와 정성을 기본으로 서민들 입에 맞는 명물찌개를 만들도록 업주들이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이동영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