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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김종영/자전거타기 활성화하자

입력 | 2002-01-21 18:01:00


시민 중 70%가 자전거를 보유한 독일 베를린 시민들의 아침 일과는 오전 6시에 시작된다.

자전거를 탄 시민과 학생들이 캄캄한 새벽 가로등 불빛 속에 정말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달려간다.

2010년 우리나라 자전거의 교통수송 분담률 10% 계획을 벌써 실현하고 있는 베를린 자전거도로를 보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도로가 좁다” “위험하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했다.

그들은 폭이 1m밖에 안돼도 제대로 속도를 내며 탈 수 있는 자전거도로를 만들어 놓았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사고시 책임도 없는 ‘보도 겸 자전거도로’를 만들어 자전거타기 운동이 확산되기는커녕 오히려 정체되는 결과를 낳았다.

자전거 시범도시인 전북 전주지에서조차 자전거도로에서 달리려 해도 시속 10㎞ 이상을 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네덜란드의 수도인 암스테르담에서는 자전거의 교통수송 분담률이 이미 50%를 넘고 있다.

고속도로와 33㎞ 간척 댐에도 특별히 청소년의 호연지기를 위해 자전거도로가 개설돼 있다. 전 국민 자전거 타기 대회에는 여왕이 직접 참여하며, 축구 다음으로 인기 스포츠 종목이 자전거 경주다.

인구가 60만명인 전주의 경우 공무원이 2000명인데 비해 인구 80만명의 암스테르담은 700명에 불과하다.

공무용 자동차도 3대뿐으로 필요시 임차한다. 시청 지하에는 무료 자전거 주차장과 유료 자동차 주차장이 있다. 시청 직원도 자동차를 타고 오면 시민과 같이 30분 단위로 주차비를 내야 한다.

전주시는 하루 1억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22㎞ 경전철에 45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그 예산의 10%만 올바른 자전거타기 운동에 투자하면 경전철 공사기간의 절반인 2년 이내에 교통수송분담률을 20%로 올릴 수 있다고 한다.

자전거 타기는 시민의 건강, 환경, 교통, 경제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며 10년간 전주시민에게 7조6000억원의 부대효과를 얻게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돈을 안들이고도 훌륭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길이 수없이 많은데도 예산만 따내면 아무거나 좋다면서 시민의 혈세를 마구 사용하는 우리 정책당국자의 관행이 고쳐지길 기대한다.

김종영 전북자전거타기운동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