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세에 교통사고로 요절한 러시아의 전설적인 한인 록가수 빅토르 최의 추모비가 세워진다.
러시아 관영 노보스티 통신은 20일 “최가 세상을 떠난 라트비아 셈스크 마을의 사고 현장에 석조 추모비가 세워진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저명한 조각가 루슬란 베레샤긴이 최의 생전 모습을 새기는 형태로 만들어질 추모비는 그의 생일인 6월21일 공개된다.
그는 사후 모스크바 아르바트 거리에 추모의 벽이 만들어졌고, 1993년 모스크바 콘서트홀의 명예가수 전당에 헌액됐으며, 러시아 카잔과 우크라이나 키예프 등에 그의 이름을 딴 거리가 생기기도 했으나 추모비가 세워지기는 처음이다.
구소련 카자흐스탄에서 한인2세 아버지와 러시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최는 1980년대 초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구소련 말 혼란의 시대에 러시아 특유의 우울한 선율에 저항과 자유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로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떠올랐으나 1990년 8월15일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지난해 사망 10주기에 구소련 전역이 추모 열기에 휩싸였을 정도로 러시아인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