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남자테니스의 간판 피트 샘프러스(31·미국)가 호주오픈(총상금 1650만달러) 8강 문턱에서 무너졌다.
21일 호주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남자단식 4회전. 통산 13회 메이저타이틀을 차지했던 샘프러스는 러시아의 신예 마라 사핀(22)에게 1-3(2-6, 4-6, 7-6, 6-7)으로 무릎을 꿇었다.
2000윔블던 우승 이후 하락세를 보인 샘프러스는 이번 대회에서 건재를 과시하기 위해 지난 3개월간 평소의 두배가 넘는 강훈련을 했지만 ‘서른’을 넘어서며 어깨를 짓누르는 세월의 무게를 거역할 순 없었다.
1, 2세트를 거푸 내준 샘프러스는 3세트에서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7-6으로 따낸 뒤 곧이은 4세트에서도 타이브레이크까지 몰고 가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결국 6-7로 내준 뒤 고개를 떨궜다.
3시간33분간의 사투 끝에 승리한 사핀은 이날 알베르트 코스타(스페인)를 3-2로 꺾은 웨인 페레이라(남아공)와 8강전에서 맞붙는다.
전 세계랭킹 1위인 마르셀로 리오스(칠레)는 니콜라스 라펜티(에콰도르)를 3-0(7-5, 6-1, 6-4)으로 제압하고 준준결승에 올랐다.
여자단식에서는 지난해 챔피언으로 톱시드인 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가 리타 그란드(이탈리아)를 2-0(6-3, 7-6)으로 누르고 마를레네 바인가트너(독일)를 2-0으로 제친 아멜리 모레스모(프랑스)와 준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