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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19로]마샤오춘 "나도 명인전의 사나이"

입력 | 2002-01-22 10:35:00


▼제14기 중국 명인전 도전5번기 최종국

마샤오춘 9단(흑):창하오 9단(백) ▼

1971년 약관 2단의 몸으로 당시 조남철 8단을 무너뜨리며 명인 타이틀을 딴 서봉수 9단이 한국판 명인전의 사나이라면, 마샤오춘(馬曉春) 9단은 단연 중국판 명인전의 사나이다. 제14기 중국 명인전 도전5번기에서 마샤오춘 9단이 후배 창하오(常昊) 9단의 거센 도전을 3대 2로 뿌리치고 명인전 13연속 제패를 기록했다. 단일기전 13연패는 중국 내 최고기록일 뿐 아니라 세계 2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세계 최고기록은 한국의 조훈현 9단이 패왕전에서 작성한 16연패. 일본은 조치훈 9단이 본인방전에서 작성한 10연패가 최고기록이다.

최근 중국기원이 발표한 중국바둑 랭킹 1위는 창하오 9단. 그러나 중국바둑의 간판스타는 여전히 마샤오춘임을 입증한 도전기였다. 흑1로 달아날 때 백2로 젖힌 수가 이해하기 힘든 수. 흑이 슬며시 백스텝을 밟으며 7까지 정비하자 좌상변의 흑대마는 더 이상 공격대상이 아니다. 뒤늦게 백8로 총부리를 돌려보나 흑9로 훨훨 날아가자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 아닌가.

백2에 치받느니만 못했다. 이어 백4·6으로 이단 젖히는 리듬을 타며 흑 두 점을 크게 위협하는 쪽이 판을 순리대로 이끄는 길이었다. 창하오 9단으로선 직전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조훈현 9단에게 2대 1로 역전패한 후유증이 컸나보다. 179수 끝, 흑 불계승.

< 정용진 / 월간 바둑 편집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