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우승 단골 손님 마르티나 힝기스(22·스위스·사진)와 모니카 셀레스(29·미국)가 준결승에서 운명의 한판 승부를 벌인다.
22일 호주 멜버른 파크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테니스대회인 호주오픈(총상금 1605만달러) 여자단식 준준결승. 3번시드의 힝기스는 세계 83위의 아드리안 세라 자네티(25·이탈리아)를 2-0(6-2, 6-3)으로 누르고 4강에 선착했다. 8강에 오를 때까지 치른 4경기에서 단 9게임만을 내준 채 평균 경기시간 52분의 완승 행진을 펼쳤던 힝기스는 이날 무명에 가까운 자네티에게 뜻밖의 고전을 했다.
자신의 첫번째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 당하며 기분이 상한 힝기스는 마음먹은 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자 라켓을 부러뜨리는 등 신경질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자네티의 에러가 쏟아지면서 승기를 잡았고 이번 대회 들어 가장 긴 1시간13분 만에 승리를 결정지었다. 힝기스는 “상대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기 때문에 힘든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97년 호주오픈에서 17세의 나이로 첫 메이저 우승을 따냈던 힝기스는 99년까지 3연패를 달성한 뒤 최근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던 까닭에 3년 만의 정상 복귀를 다짐하고 있다.
이어 벌어진 경기에서 8번시드의 셀레스는 다리 부상에 시달린 2번시드의 비너스 윌리엄스(미국)에게 1시간57분의 풀세트 접전 끝에 2-1(6-7, 6-2, 6-3)로 역전승했다. 지난해까지 이 대회에 6차례 출전해 4차례나 정상에 올랐던 셀레스는 최고 시속 195㎞에 이르는 강력한 서브를 앞세운 윌리엄스에게 첫 세트를 내줬으나 안정된 스트로크로 2, 3세트를 내리 따내는 저력을 떨쳤다. 서브에이스 15개를 빼앗겼지만 25개의 에러에 그쳐 45개의 실수와 10개의 더블폴트로 자멸한 윌리엄스를 압도했던 게 승인. 특히 셀레스는 최근 윌리엄스와의 맞대결에서 6연패에 빠진 아픔도 말끔히 설욕했다. 반면 윔블던과 US오픈 챔피언 윌리엄스는 24연승을 마감.
힝기스는 셀레스와의 역대 전적에서 12승4패로 우위를 지키고 있지만 최근 2경기에서는 모두 졌다.
남자단식 준준결승에서는 토마스 요한손(스웨덴)이 같은 스웨덴 출신의 요나스 비욜크만을 3-1(6-0, 2-6, 6-3, 6-4)로 꺾고 준결승에 선착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