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대한야구협회 고익동 회장(69)이 결국 물러났다.
고 회장은 21일 대의원총회 예비모임에서 “올해 협회 예산안을 채울 능력이 없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사의를 밝혔다.
고 회장은 지난해 1월 정몽윤 회장이 사퇴한 뒤 회장직무대행을 맡다 10월 대의원총회에서 회장으로 추대됐으나 그동안 잘못된 인선으로 물의를 빚는 등 파행을 거듭한 끝에 3개월여 만에 중도하차했다.
고 회장이 사퇴함으로써 대한야구협회는 또다시 표류하게 됐다. 협회는 일단 2개월간 김형수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수습대책위원회를 운영해 차기회장 선출 및 예산안 확보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한야구협회가 위기에 빠짐에 따라 지난해부터 논의된 한국야구위원회(KBO)로의 ‘흡수통합’문제가 수면 위에 떠오르고 있다. 김 부회장은 “대한체육회 가맹단체가 사단법인으로 흡수될 수 있겠느냐”면서도 “조만간 KBO 박용오 총재를 만날 생각”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야구협회에 예산지원의사를 밝힌 적이 있는 KBO측도 인수의 뜻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통합에 대해 야구협회 대의원들이 크게 반발할 것으로 보여 당장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야구협회는 KBO에 예산지원 방안부터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