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대선 후보를 선출할 때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를 일정부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당대회 준비기구인 ‘선택 2002 준비위원회’의 박관용(朴寬用) 위원장은 22일 “(민주당안과 달리) 국민참여도 보장되고, 경비도 절감되는 전화 여론조사 결과를 (경선에)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가 제안한 방식은 △전당대회 당일 인구비례에 맞춰 일반 국민에게 전화를 걸어 △한나라당 지지자임을 밝힌 응답자에게만 당내 대선 후보들에 대한 지지도를 조사하며 △그 규모는 전당대회 대의원 숫자와 맞추되, 표의 가치는 차등을 둬 ‘반표’로 할 수도 있다는 것. 그러나 박근혜(朴槿惠) 부총재는 “직접 투표를 해야지 아무데나 전화를 해서 그 결과를 경선에 반영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또 민주당 이명식(李明植) 부대변인은 “비밀 보통 직접선거라는 민주주의 기본 원리에 어긋나는 발상”이라며 “이 같은 편법은 국민을 참여시키는 시늉만으로 당내 반발을 잠재우고 국민을 현혹시키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