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을 납치해 9년2개월이나 감금했던 ‘인간 애완동물’ 사건으로 일본을 경악케 했던 범인에게 징역 14년형이 선고됐다.
니가타(新潟)지법은 22일 체포감금혐의 등으로 기소된 사토 노부유키(佐藤宣行·39)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피해자가 맛본 고통은 다른 사람으로서는 상상하기도 어렵다”며 검찰의 구형인 징역 15년을 거의 인정해 징역 14년을 선고했다.
사토는 90년 11월 니가타현 산조(三條)시에서 하교 중인 초등학생(당시 4학년)을 납치해 이웃 동네인 가시와사키(柏崎)시의 자신의 2층집에 감금했다. 그는 2000년 1월 범행이 밝혀질 때까지 소녀가 한 발짝도 방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협박했다. 말을 듣지 않으면 마구 때려 탈출 의지를 빼앗았다. 1층에 노모가 살고 있었지만 그런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못했을 정도. 소녀는 사토가 난동을 부리자 노모의 요청으로 왕진하러 온 의사에 의해 9년2개월 만에 극적으로 구출됐다.사토는 공판에서 “외로워서 소녀와 친구가 되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체포감금죄의 최고형이 징역 10년밖에 되지 않자 감금기간과 형기가 같은 것은 부당하다며 절도혐의를 추가해 징역 15년형을 구형했다.소녀는 이제 19세가 됐다. 소녀의 어머니는 재판과정에서 “딸은 사토를 증오스럽다거나 무섭다는 감정을 갖는 것조차 아까울 정도의 최악의 인간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어머니는 딸이 요즘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등 ‘보통 인간’으로 돌아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면서도 “잃어버린 시간의 무게가 아직도 우리들을 짓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심규선 특파원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