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한 움직임과 미려한 화면을 중시해 3차원(폴리곤)으로 게임을 제작하는 요즘 추세와 달리 2D로 제작된 는 '브레이브 소드'와 'V-RALLY'를 만든 'Sammy'에서 제작한 작품이다. 'Sammy'는 '스퀘어'나 '남코'처럼 게이머들에게 널리 알려진 회사는 아니지만 1975년부터 게임을 제작해온 유서 깊은 게임 제작사이다.
화려하다기보다는 깔끔한 게임 화면이 돋보이는 는 인류가 만들어낸 금단의 생물병기 '기어'를 둘러싼 얘기가 스토리의 주제가 된다. 22세기 무차별한 살육과 재앙을 일으킨 '기어'를 힘겹게 물리친 인류는 다시는 '기어'를 만들지도 사용하지도 않겠다고 다짐을 한다. 그러나 채 1년이 지나지 못해 '기어'가 아직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류는 알게되고 '기어'스스로 생각할 수도 있다는 보고를 받게 된다. 인류는 '기어'를 없애기 위해 토벌대를 조직하지만 막강한 '기어'의 힘 앞에 희생자들만 들어갈 뿐이다. 결국 기어를 소멸시키는 사람에게는 막대한 현상금을 주겠다는 발표를 하기에 이른다.
는 3D대전격투와 2D게임의 게임성이 무리 없이 잘 녹아 있다. 2D게임의 특징인 날라차기(공중공격)에서 시작되는 연속기는 의 기본공격이다. 거기에 3D 대전격투게임인 '철권'에서처럼 상대를 공중에 쳐 올려 공격하는 맛이 더해 진 것이다.
단타 위주의 공격 대신 연속기로 승부를 내는 는 체인콤보를 사용한다. 체인콤보는 캡콤의 대전액션인 '뱀파이어 헌터'에서처럼 약한 공격의 버튼에서부터 강한 공격버튼으로 이어지는 기술을 얘기하는데 특별히 방향키를 조작 할 필요 없이 버튼의 조합만으로 사용 가능한 기술이다.
기술과 기술사이에 빈틈(딜레이)이 없어 상대방의 공격이 빗발치는 에서는 초필살기(일정 조건이 만족되면 쓸 수 있는 기술로 평상기술보다 데미지가 큰 공격방법)가 게임을 역전시키는 비장의 수가되곤 한다. 초필살기를 사용하는 순간은 어떠한 공격도 피해버리기 때문. 공격에만 열중하는 상대의 허점을 찌르기 안성맞춤이다.
에서 초필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은 'King of The Fighter'에서 체력이 일정수준 미만이거나 기를 모아서 써야하는 것과는 다르다. '기'라는 개념은 있지만 게이머가 임의로 모은다기보다는 상대방에게 공격을 적중시키거나 공격을 받으면 자연히 '기'가 쌓이는 방법이어서 '슈퍼 스트리트파이터'와 비슷한 느낌이다.
3D게임은 아니지만 에는 낙법이 있다. 2D게임답지 않게 상대방을 공중으로 띠우고 공격하는 기술이 많아서인데 체공시간까지 길어 많은 공격을 받기 때문이다. 낙법을 쓰면 넘어지지 않고 바로 일어나서 다운공격을 받지 않는다. 게다가 체공시간이 달라져 상대방의 공격의 맥을 끊을 수 있다. 그러나 남용은 근물. 상대방이 낙법을 눈치채면 오히려 더 많은 공격을 받기 때문이다.
의 조작감은 굉장히 쉬워서 초보자도 적응할 수 있다. 키보드로도 기술이 어렵지 않게 걸린다. 그러다보니 버튼만 누르면 공격하는 평상기술보다는 방향키와 버튼을 조합해서 사용하는 특수기술만으로 싸운다. 특수기술은 사정거리도 길고 움직임도 크다. 좌충우돌 박진감 넘치는 전투라고 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게임이 난잡해지고 복잡해지는 느낌도 있다.
동화같은 화면과 미려하면서도 개성넘치는 캐릭터가 장점인 는 여러 격투 게임의 시스템을 혼합했음에도 밸런스는 잘 맞아떨어진다. 타격감에서 오는 손맛도 그만. 캐릭터들의 움직임 또한 빨라 시원시원하다. 그러나 치고 빠지는 오밀조밀한 맛이 없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기술과 기술사이에 빈틈(딜레이)이 없기 때문인데 상대방의 공격이 실패하면 그 틈새로 역습을 하는 것이 보통의 대전게임이지만 는 여전히 공격 우선권이 상대방에게 있어서다. 그래서 한 번 몰리기 시작하면 저버리기 일쑤. 상단공격, 일어서서는 막을수 없는 하단공격, 앉아서는 막지 못하는 중단공격 등 공격 범위 판정이 뚜렷해서 방어하는 입장의 게이머는 더욱 불리해 진다.
PC로 발매되는 에는 이전 버전에는 없었던 벽지와 스크린세이버, 리플레이 모드 등 다양한 추가요소들이 삽입 될 예정. 이 밖에도 새롭게 5명의 캐릭터가 덧붙여졌으며, 전작인 때의 숨겨진 캐릭터였던 '바이켄'을 기본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변경되었다.
키보드를 통해 대전 액션 게임을 즐기는 것이 쉽지 않은 게이머들을 위해 조이패드가 동봉될 예정인 는 다소 잔인한 장면이 삭제 된 전 연령 버전과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재현한 18세 이상 버전이 판매된다
대전게임도 복고풍이 유행인가보다. 어설프게 3차원(폴리곤)으로 만들어 흉찍한 모습을 한 캐릭터들이 나오는 게임보다 비록 2D로 만들었지만 깔끔한 캐릭터디자인과 동화같은 배경화면이 어울린 게임이 훨씬 재밌다. 게다가 는 충실한 게임성까지 겸비해 게이머를 사로잡는다.
강용구kyky@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