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목표달성 토요일’이 19일 신설한 코너 ‘헬로우 베이비’가 지난해 5월 막을 내린 ‘god의 육아일기’와 흡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어린이를 상품화한다”는 등 ‘육아일기’가 받았던 비판의 소지를 그대로 답습할 것 같다는 우려도 나온다.
‘헬로우 베이비’가 ‘육아일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출연 연예인이 ‘god’에서 ‘클릭B’로, 아이가 재민이에서 미국 흑인 아이 노아로 바뀌었다는 것. 인기 가수들이 숙소에서 노아를 키우며 일어나는 일을 방영하는 형식은 ‘육아일기’와 다를 게 없다.
첫 방송은 ‘클릭 B’의 우스꽝스런 ‘콩글리쉬’에 초점이 맞춰졌다. 다섯살난 미국 태생의 노아에게 한국 문화를 가르친다며 ‘2002 글로벌 프로젝트’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붙인 게 무색했다.
노아가 군만두를 좋아한다는 것을 안 한 출연자는 “마이 그랜드 마마 야키만두”라며 국적 불명의 말을 되풀이해 망신을 자초했다.
특히 이들은 노아와 영어로 대화를 나눈 이를 추켜세운 반면 영어를 못하는 이에게 망신을 주는 등으로 시청자들의 ‘영어 콤플렉스’를 자극했다.
연예인의 말장난에 아이가 이용되고 있다는 인상도 줬다. 7명의 멤버들이 노아에게 달려들어 머리를 정신없이 매만지다가 제각기 말장난을 주고받는 행위는 친밀감의 표현일지라도 노아는 어리둥절해했다.
‘헬로우 베이비’ 첫방영의 문제점들은 이미 ‘육아일기’때도 제기됐던 것이다. 제작진은 ‘육아일기’직후 ‘god의 베이비시터’라고 간판만 바꾼 후속편을 기획했으나 “아이디어 부족을 재탕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항의에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그로부터 6개월 뒤 신설된 ‘헬로우 베이비’는 똑같은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