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번 회의에서 아프가니스탄의 얼굴이 됐다.”
“그는 거액의 지원금 약속과 개인적 자질에 대한 높은 평가를 갖고 개선했다.”
21, 22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린 아프간 재건을 위한 국제회의에서 각광을 받은 하미드 카르자이 과도정부 수반(44)에 대한 일본 언론의 찬사다.
그는 이번에 손을 벌리기 위해 도쿄에 왔다. 결코 쉬운 일도, 즐거운 일도 아니다. 그러나 그는 호소력 있는 연설과 센스 있는 패션, 탁월한 유머감각으로 좌중을 휘어잡았다.
회의 첫날 그는 유창한 영어로 연설을 하며 “아프간에는 지금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전쟁과 폐허 외에는…”이라고 말하며 잠시 눈물을 글썽였다. 한 참석자는 “오늘 그의 연설에 감동을 받지 않은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회의 내내 전통 의상인 ‘차판’을 걸치고 나왔다. 어딜 가나 눈에 띄었다. 그는 원래 옷 잘 입는 사람이다. 명품 구치의 한 디자이너가 “세계에서 가장 센스 있는 남자”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이번 회의에서도 그의 전통의상은 ‘새로운 아프간’을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카르자이 수반의 유머감각은 22일 일본기자클럽 주최 기자회견에서 유감 없이 발휘됐다.
그는 전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때 있었던 얘기를 기자들에게 먼저 들려주었다. 고이즈미 총리가 “150년 전 가난과 곤경에 빠진 일본의 한 지방 지도자가 이웃 지방에서 쌀 100섬을 보내주었는데 이를 부하들에게 나눠주지 않고 인재를 기르는 학교를 세웠다”고 말했다고 소개한 뒤 “좋은 공부가 됐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자들에게 “일본쌀을 몽땅 보내달라. 팔아서 학교를 짓겠다”고 말해 폭소가 터졌다. 그는 또 지원금이 엉뚱한데 쓰이지 않겠느냐고 우려하자 “일본 사무라이처럼 (강력하게) 부패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폐허에서 부흥한 나라로 일본 한국 독일을 꼽으면서 “이중 한곳이라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