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2일 정경유착 의혹이 일고 있는 엔론 사태에 대해 자신의 장모도 엔론에 투자했다가 돈을 모두 날렸다며 정부는 잘못한 것이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웨스트버지니아주 방문 길에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엔론 사태에 대해 올바른 조치를 취했다”며 “정부가 잘못했다는 주장이 있으면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려달라”고 말했다.
그는 엔론사 간부들과 일부 각료들 사이에 접촉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는 엔론측의 지원요청을 거부했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장모인 제나 웰치 여사가 엔론 주식을 몇 년 전에 샀는데 지금은 쓸모 없는 것이 되었다”며 “장모는 엔론의 금융상태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으며 대부분의 투자자들도 마찬가지였다”며 투자자를 기만한 엔론사의 회계조작 행위를 비난했다. 그러나 그는 장모가 얼마나 손실을 보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한편 미연방수사국(FBI)은 엔론사에서 최근까지도 문서 파기가 계속됐다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엔론사의 전직 이사였던 모린 캐스터네다는 21일 ABC 방송과의 회견에서 법원의 금지명령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몇 주 전 회사를 그만둘 때까지도 문서파기가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며 분쇄한 서류조각을 증거로 제시했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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