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경기도 고양시 원당야구장 현대 유니콘스의 동계 훈련장에서는 흐뭇한 모습이 연출되었다.
리틀쿠바 박재홍이 올해 현대에 입단한 신인야수 6명에게 야구 배트를 한 자루씩 선물한 것.
어찌 보면 선배가 후배를 위해 선물한 것이 뭐 그리 대수냐 할지 모르지만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우선 프로야구 선수들이 사용하는 야구 배트의 가격은 대략 8만원에서 15만원선.
이제 프로에 첫 발을 디디는 후배들에게 주는 선물이니 고급 배트를 골랐을 것이고 총 6명에게 주었으니 배트 가격만 100만원에 가깝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야구 선수들이 배트를 고르는 일에 매우 신중하다는 것이다. 수십 개의 배트 중에서도 자신의 손에 딱 맞는 배트가 아니면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니 야구 선수들에게 있어 야구 배트는 자신에게 있어 분신과도 같다.
미국에서 야구가 시작될 당시에는 마차바퀴, 침대다리, 도끼자루 등이 배트로 사용되었었다. 배트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1884년 피트 브라우닝으로 우연히 동네 목재소에 부탁해서 만든 배트가 지금의 배트 모양으로 굳어지게 되었던 것.
지금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루이스빌, 일본의 미즈노, 한국의 킹 등의 회사에서 배트의 규격, 무게, 나무의 질은 물론이고 제조공정, 제조에 필요한 재료 등의 명세서까지 갖추어서 야구 배트를 생산해내고 있다.
이쯤 되면 야구 선수들에게 있어 배트를 선물하는 것은 자신의 피를 나누어주는 것과도 같다는 말이 나도는 것도 이해가 갈만하다.
박재홍의 이런 후배 사랑은 팀 동료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고 훈련장이 분위기도 전보다 한층 밝아졌다.
선배의 훈훈한 정을 느낀 것인지 신인 투수인 이대환이 모교인 춘천초등, 중,고등학교에 모두 300만원 상당의 야구공을 전달할 계획이다.
정이 넘쳐나고 있는 현대 유니콘스의 동계훈련장,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현대의 행보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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