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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황새의 비상은 이제 시작"

입력 | 2002-01-24 01:16:00


'황새' 황선홍(34·가시와 레이솔)!

차범근, 최순호의 뒤를 잇는 한국 축구의 간판 스트라이커.

화려한 축구 경력을 지녔지만 그의 인생은 악몽의 연속이었다.

1988년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발탁된 황선홍은 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 출전, 세계 무대에 그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최순호의 그늘에 가려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황새의 날개짓은 세계를 향했다.

91년 독일 레버쿠젠의 아마추어 팀에 입단한 황선홍은 92년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인해 수술대에 올랐다.

별수 없이 포항 스틸러스로 돌아온 황선홍은 94년 아시아게임 득점왕에 오르면서 아시아 최고의 선수로 활약했다.

물론 94년 미국 월드컵 독일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한골을 뽑아내며 자존심을 세운 바 있다.

이때까지만해도 황선홍은 한국은 물론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로서 확고한 위치를 확보했다.

이후 큰 부상만 없었다면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는 충분한 기량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부상은 황새의 도약을 가로막았다.

92년에 이어 95년 오른쪽 무릎연골 불순물 제거수술을 받은 황선홍은 97년에도 오른쪽 십자인대가 파열되면서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장기간의 회복기간을 거쳐 98년 프랑스 월드컵에 출전하게 된 황선홍은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왼쪽 무릎 부상을 당했다.

이로인해 월드컵 기간 중 벤치를 지킬 수 밖에 없었다.

16강 진출의 꿈을 무산시켰다는 죄책감에 귀국한 황새를 기다리는 것은 역시 부상.

99년 왼쪽 어깨 부상을 당한 황선홍은 2000년 들어 허리부상과 어깨 탈구로 인해 시드니올림픽에 불참했다.

또 2001년에는 왼쪽 허벅지에 부상을 당하며 히딩크호에서 잠시 이탈한 바 있다.

다시 재활에 성공하면서 골드컵에 나서고 있는 황선홍은 오른쪽 허벅지 근육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실로 축구 선수라고 하기보다는 축구 선수가 당할 수 있는 부상의 표본이라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황선홍은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14년에 걸쳐 대표선수로 활약하면서 부상에 시달린 시간이 무려 3년에 이른다.

그것도 월드컵과 올림픽 등 주요 경기를 앞두고 부상에 눈물을 흘렸으니 왠만한 선수였으면 포기했을 정도.

그래도 황새를 날고 싶어한다.

골드컵을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한맺힌 월드컵 16강 진출에 보탬이 되고자한다.

부상만 없었다면 세계적인 축구 스타 반열에 들어섰을지도 모를 황선홍.

34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못다 이룬 축구인생을 완성시키려는 그의 노력은 이번 골드컵에서도 식을 줄 모른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