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김치와 김치찌개는 위암 예방효과가 있지만 무로 만든 깍두기나 동치미는 오히려 위암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4일 한양대 의대 최보율 교수팀의 위암 환자와 정상인의 식생활 습관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배추김치, 김치찌개, 마늘, 버섯, 두유 등을 많이 섭취하면 위암에 걸릴 확률이 낮아지는 반면 깍두기, 동치미, 콩밥과 팥밥, 숯불고기, 시금치 등을 많이 먹으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한양대병원과 한림대병원에서 위암 초기환자로 확진받은 136명과 같은 숫자의 정상인 대조군에 109개 식품항목을 제시, 각 식품별 섭취량과 빈도를 파악해 분석한 것이다. 이 조사결과는 미국의 암 전문 국제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Cancer) 1월호에 실렸다고 최교수가 전했다.
지금까지 김치류가 암 발생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는 있었으나 김치 종류별로 위암 발생과 어떤 연관이 있는 지를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체적으로 숯불구이를 한달에 1.5회 이상 먹는 사람은 전혀 안먹는 사람에 비해 위암 발병 위험이 3배로 높아졌고, 무김치와 깍두기를 매일 80g 이상 섭취하면 그 이하를 먹는 경우에 비해 발병 위험도가 2배로 높아졌다.
반면 김치 하루 300g(단체급식 1식 김치량 70g) 이상, 김치찌개 주 1회 이상, 생마늘 월 1-2개 이상을 섭취하면 그 이하를 섭취하는 경우에 비해 위암 발병가능성이 절반으로 떨어졌고 버섯, 야채쥬스, 두유 등도 위암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무는 배추에 비해 질산염을 2배 이상 함유하고 있어 위암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된다” 면서 “항산화비타민(비타민 A.C.E)이 함유된 채소류와 식물성 기름을 무와 함께 섭취하면 위암에 걸릴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고 말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