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5·삼성전자)에게는 여러 명의 코치가 있었다. 데이비드 리드베터 등 꾸준히 그를 관찰하며 지도하는 레슨프로가 계속 있었다. 레슨에 드는 비용만 한 해 5만 달러. 박세리뿐 아니라 톱 프로의 위치에 있으면 당연히 쇼트게임이나 퍼팅 등 세부적 사항을 지도해 주는 코치가 있게 마련이다. 캐리 웹은 주니어 시절부터 지도받던 코치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고, 타이거 우즈는 기술코치는 물론 심리학 박사인 컨설턴트까지 두고 있다. 그런데 ‘그린 천사’ 김미현(25·KTF·사진)에게만은 코치가 없었다.
지난해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해 2위만 여러 차례 기록한 김미현은 국내 활동 시절부터 미국에 진출한 후에도 마땅한 코치가 없었다. 김미현이 미국무대에 데뷔한 첫 해 우승한 뒤 귀국 기자회견장. 기자들이 앞으로 코치를 둘 계획이 있는지 물었지만 전혀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지금도 잘하는데 코치가 무엇 때문에 필요한가”라고 김미현이 반문했던 것.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김미현은 코치를 두는 데 상당히 까다로웠다. 김미현을 아끼는 사람들은 “지난해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한 것 역시 코치를 두지 않은 게 원인이 아닐까”하고 조심스럽게 얘기하곤 했다.
새해 들어 김선수가 코치를 두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리지만 거명되는 코치가 김선수의 실력이나 스타일에 적합한 사람인지에 대해서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역시 돈이 문제였을까. ‘당분간은 경제적으로 부담되더라도 김미현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수 있는 지혜로운 코치가 곁에 있어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은 필자만의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