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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북스]제품보다 '멋진 체험'을 팔아라 '체험마케팅'

입력 | 2002-01-25 17:59:00


체험마케팅/번트 슈미트 지음 박성연 윤성준 옮김/359쪽 1만5000원 세종서적

최근 ‘체험(experience)’이 마케팅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체험이란 구매 전후의 마케팅 노력에 의해 제공되는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가상이든 아니든 사건의 직접적인 관찰이나 참여를 의미한다. 저자는 정보 기술의 보편화, 브랜드의 패권화, 커뮤니케이션과 오락성의 보편화 등 21세기의 새로운 환경 변화에 의해 마케팅의 초점이 제품 기능상의 특징(features)이나 편익(benefits) 중심에서 고객 체험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대량 생산 시대의 소비자들과 달리 새로운 고객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체험과 개성을 중시한다. 그들에게 있어 구매는 특징, 편익, 품질 등과 같은 기본 욕구를 충족시키는 과정이 아니다. 그들은 구매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그러한 가치를 제품 혹은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과 함께 공유하기를 원한다. 또한 고객들은 이성적인 선택을 하지만 종종 감정에 이끌려 움직이며, 고객 체험은 때때로 환상과 느낌, 그리고 재미를 추구한다. 결국 고객을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의사결정자 뿐만 아니라 감각적이고 감성적인 존재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 주장이다.

책에 소개된 체험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들을 살펴보자. ‘스타벅스’는 커피 산업에서 신화적인 기업이다. 그들은 단순히 커피만 팔기보다는 커피와 함께 이국적 분위기, 친절한 서비스, 재즈 음악 등 로맨틱한 만남의 장을 제공하는 새로운 사업을 고안하였다. 스타벅스에게 커피 사업은 제품 판매업이라기 보다는 독특한 체험을 제공하는 일종의 문화 사업이다. 화장품 산업의 ‘세포라’(Sephora)도 체험 마케팅의 원리를 이용해 경이적인 성장을 이룩하였다. 세포라의 판매원은 선호하는 제품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정도이고,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은 고객이 직접 골라 시험 삼아 발라볼 수 있을 정도로 완전히 개방된 진열대 위에 제공된다. 결국 세포라에 가면 고객이 주인공이라는 사실과 쇼핑의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체험하게 된다. 화물 분실, 비행기 연착, 불친절한 기내 서비스 등 질 낮은 체험을 제공하는 여타 항공사와 달리 싱가포르 항공은 고객 욕구에 대한 철저한 관심과 독특한 아이덴티티 구축을 기반으로 세계 최고의 서비스를 자랑한다. 우수한 승무원과 격조 높은 기내 서비스, 보다 강화된 지상 서비스는 싱가포르 항공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새로운 비행 체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책의 2부에서는 체험의 유형을 각각 감각, 감성, 인지, 행동, 관계 등 다섯 가지로 나누고 각 유형별로 체험 마케팅의 이론과 관련 사례들을 설명하고 있다. 고객 서비스 향상, 브랜드 이미지 개선, 새로운 유통이나 광고의 설계 등 고객들에게 독특한 체험을 제공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