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변호사 모임’ 회원들이 1월 셋째주 토요일인 19일 오후 함께 모여 서울 양재천을 달리고 있다.
“이젠 마라톤 없인 삶의 의미가 없어요.”
1월 셋째주 토요일인 19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의 동원산업 맞은편 양재천엔 마라톤화에 가벼운 운동복을 갖춘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주로 40,50대 중장년들, 60을 넘은 ‘노신사’도 끼어 있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마라톤동호회 회원들(회장 황의채 변호사). 별칭 ‘달리는 변호사 모임(이하 달변)’의 회원들이 함께 뛰려고 모인 것. 겨울이라 이날은 회원수가 적었지만 ‘달변’은 회원수만 65명에 이르는 마라톤마니아들의 모임이다.
시작은 단순했다. 마라톤에 관심있는 변호사들이 “우리도 함께 뛰며 끈끈한 정을 쌓자”며 지난해 5월 발기인 37명이 모여 만들었다. 직업상 자주 모이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평소엔 개인훈련을 하다 매월 셋째주 토요일에 모여서 달리며 ‘정’을 다지고 있다.
그러나 이젠 뛰지 않고는 몸이 근질근질해 못배길 정도가 됐다. ‘달변’의 모토가 “폭설 폭우 폭염에도 중단없이 뛴다”이다. ‘달변’은 올해 22명이 동아마라톤에 참가, 서울 도심을 맘껏 달리는 기쁨을 함께 할 예정이다.
이날 잠실대교까지 왕복 약 20여㎞를 달리며 땀을 흠뻑 흘린 회원들은 지쳤다기 보다는 “해냈다”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함께 사우나로 향했다. ‘달변’이 말하는 마라톤의 ‘즐거운 폐해(?)’ 네가지.
△술마실 기회가 없어져 사람을 못사귄다.
△술을 마신뒤 택시가 잡히지 않으면 양복을 벗어 들고 2∼3㎞는 그냥 뛰어 간다.
△살이 20㎏빠져 명절 때 고향에 방문했는데 부모님이 “남편을 왜 이렇게 만들었냐”고 부인이 혼쭐 나기도 한다.
△옷이 커지는 바람에 입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