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청담동 이색포장마차 '하자'
회사원 강모씨(33·서울 중랑구 망우동)는 일주일에 한 번꼴로 친구들과 함께 강남구 청담동 일대에 있는 이색 포장마차를 찾는다. 이곳에서는 일반 포장마차와 달리 다소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즐기며 독특한 안주 등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강씨는 “TV나 영화에서 접하는 유명 연예인도 볼 수 있고 새벽녘이면 여자끼리 오는 손님도 많아 운이 좋으면 여자 손님과 합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들 포장마차는 일반 포장마차의 ‘운치’는 그대로 살린 채 새롭고 독특한 메뉴와 ‘바(Bar)’ 같은 분위기로 꾸며져 20, 30대 젊은이들에게 인기다.
특히 이곳은 강남 일대 유명 나이트클럽에 가기 전이나 다녀온 후 ‘한 잔’하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술도 소주 맥주 등은 물론 고급 양주와 칵테일까지 취급한다. 오후 10시반부터 오전 3시까지는 빈자리가 없는 경우도 있다.
▽이색 포장마차의 ‘효시’〓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맞은편 골목의 ‘주주’는 이색 포장마차 중 가장 먼저 영업을 시작했다. 전통 안주는 물론 서양 재료를 가미한 ‘퓨전 안주’ 등 100여가지 안주를 판다. 이 중 퓨전 안주 15가지가 인기다.
‘텐트 바(Tent bar)’로 불리는 이곳의 단골 메뉴는 대합탕과 계란말이. 소주는 기본이나 조니워커 블루, 발렌타인 30년산 등 최고급 양주도 판다. 4년 전 문을 열 당시에는 주로 강남 젊은이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에는 강북 손님도 즐겨 찾는다. 자가용을 타고 온 손님은 무료로 발레파킹도 해준다.
▽다른 이색 포장마차들〓지난해 3월 문을 연 ‘하자’는 ‘주주’와 함께 가장 많이 알려진 업소. 학동사거리 방주병원 길 건너편 탑웨딩홀 옆에 있는데 술을 즐기는 연예인이나 방송인들이 자주 찾는 것이 특징.
60대 할머니 주방장이 만드는 40여가지 안주 중 버터향이 물씬 풍기는 김치삽겹살볶음과 치즈계란말이가 유명하다. 이 포장마차 관계자는 “미국 등 ‘유학파’ 손님도 많아 직원에게 팁을 주고 가는 테이블도 하루 20여개에 이른다”고 말했다.
또 방주병원 바로 옆의 ‘노는 아이’, ‘패밀리’ 등은 낮에는 카센터나 주차장이지만 밤에는 포장마차로 바뀐다. 금싸라기 땅인 청담동에서 저렴한 임대료에 큰 공간을 마련하다 보니 생긴 묘안이다.
이곳에 가면 주위의 눈을 피해 소주잔을 기울이는 유명 연예인들을 볼 수 있다. 안주는 생선구이 조개탕 제육볶음 등 전통 포장마차 메뉴가 대부분이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