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하고 싶은 전공을 공부할 수 있게 돼 무척 기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격려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지난해 버스 연착으로 면접시험을 치르지 못해 이화여대에 낙방했던 소녀가장 김희정(金姬庭·19·전북 익산시 이일여고 3년)양이 27일 경희대 수원캠퍼스 정시모집에서 국제경영학부에 합격했다.
김양은 생활보호대상자로 심장병을 앓고 있는 할머니(64)와 고교 1학년 남동생을 돌보면서 성실한 학교 생활로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314.5점을 받았다.
김양은 “합격 소식을 듣자 그간 힘들었던 기억들이 눈 녹듯 사라졌다”며 “2년 전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부모님께서도 자랑스러워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수시모집에서 김양은 서울 K대에 합격했지만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등록을 포기하고 등록금과 4년간 장학금 혜택이 가능한 이화여대에 지원했다.
그러나 면접 시험 전날 밤늦게까지 자청해서 아르바이트인 식당일을 한 뒤 새벽에 서울에 올라왔지만 버스가 연착되는 바람에 면접시험을 치르지 못했다.
이런 김양의 안타까운 사연이 주위에 알려지면서 많은 독지가들이 김양을 돕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경희대는 김양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4년간 등록금 전액과 기숙사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김양은 “학교측의 따뜻한 배려와 주위분들의 격려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열심히 공부해 어려운 이웃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업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